해와 달이 된 오누이



김성민(일러스트레이터) 저 사계절 2009.03.09


줄거리

어머니는 품 팔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호랑이를 만났다. 호랑이는 어머니에게 떡을 주면 살려 준다고 하여 어머니는 호랑이에게 떡을 주었지만 결국엔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고 말았다. 호랑이는 어머니의 옷을 입고 집에 와서 갖은 꾀를 써서 막내를 잡아먹었다. 놀란 아이들이 우물가 큰 나무 위로 올라갔다. 호랑이가 나무를 찍으며 올라오자, 아이들은 하느님께 호소하여 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호랑이도 하늘에 빌자 썩은 동아줄이 내려와서 그것을 잡고 하늘로 올라가다가 떨어져 죽었다. 하늘에 올라간 두 남매는 해와 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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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녹초가 된 어머니 곁에 누우면
살아서 튀어 오르는 싱싱한 갯비린내가
우리 육남매
홑이불이 되어 덮였다

          - 이경의 시 <어머니> 중에서  


떡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오는 어머니에게 호랑이가 나타나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한다. 어머니는 떡을 주고, 팔을 주고, 결국엔 잡아먹히고 만다.

이제 어머니는 호랑이가 되었다. 어머니에게 ‘호랑이 같은 마음’이 왜 없었겠는가. 어머니도 엄연히 여인이고 인간인 것을.

어느 날 문득, 어머니가 된 소녀는 ‘어머니처럼’ 자녀를 위해 헌신하며 산다. 하지만 어두운 밤이 밀려오면 어머니는 자신의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는 호랑이를 느낀다. 꾹꾹 호랑이를 누르며 살다보면 어느 새 머리 희끗한 노파가 되어 있고 호랑이는 죽었는지 더 이상 꿈틀대지 않는다.

한평생 어머니로 산다면 아이들은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진정한 삶일까?

호랑이가 된 어머니는 아이들을 독립시켜 준다. 하늘의 해와 달이 되어 자신들의 세상을 열어간다.

어머니는 썩은 동아줄을 잡고 올라가다 떨어져 죽는다. 어머니는 이제 새로이 태어날 기회를 얻었다. 죽어야 사는 법이다. 어머니도 죽고 호랑이도 죽었으니 더 나은 존재로 부활할 것이다.

나는 어머니로만 살다가 말년에 먼 산을 하염없이 바라보시던 나의 어머니의 텅 빈 눈을 잊지 못한다.

우리가 어릴 적 ‘너희들만 다 크면 천리만리 훨훨 날아갈 거다’라고 하셨던 어머니. 날아가시는 커녕 걷기도 힘들어하셨다.

나의 어머니도 호랑이가 되실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떡을 주고, 팔을 주고, 다리를 줘가며, 간신히 살아남으셨다.

돌아가신 어머니는 이제 내 머리 속에, 가슴 속에 살아계신다. 하지만 과연 이게 진정한 효일까? 어머니에 대한 진정한 사랑일까?

어머니를 부정한 예수, 그는 어머니도 살리고 자신도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