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이



줄거리

옛날 옛적 노부부가 살았는데, 자식이 없어 산신령에게 빌어 세 아들을 낳았다. 그런데 막내는 반쪽이었다. 과거를 보러 가던 형은 반쪽이가 따라나서자 사람들이 놀릴까 봐 반쪽이를 바위에 꽁꽁 묵어 놓는다. 그러나 힘이 장사인 반쪽이는 바위를 아예 들어올렸다. 그래서 형들은 칡덩굴로 칭칭 묶어서 호랑이가 많이 사는 산속에 던져놓고 가버렸다. 반족이는 호랑이들을 잡아 가죽을 벗겨 짊어지고 길을 떠났다. 도중에 부잣집 영감과 마주친 반쪽이는 딸과 호피를 걸고 내기 장기를 하였다. 영감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늦은 밤, 영감의 집에 찾아간 반쪽이는 꾀를 내어 하인들, 노부부, 며느리들을 제압하고 마침내 딸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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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의 짧은 다리가
날개 돋친 도마뱀을 태어나게 한다.

                          - 최승호의 시 <인식의 힘> 중에서  


인간은 완전한 존재일까? 불완전한 존재일까? 타고날 때는 완전한 존재인데, 이 세상에 살면서 불완전하게 되어 버린다.

이 세상 자체가 모순투성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타고난 대로 완전하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스스로를 불완전한 존재라고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는 어떤 길을 가도 불완전하게 살 수밖에 없다. 항상 전교 수석을 하고 명문대를 나와 사자 직업을 가져도 불완전하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완전하게 태어난 인간으로서 완전하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그것은 항상 자신을 결핍된 존재로 느끼는 것이다. 오직 모를 뿐! 이렇게 마음으로 다짐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궁극적 진리를 깨치게 될 것이다.

‘반쪽이’는 타고나기를 반쪽으로 태어났다. 즉 자신을 철저하게 결핍된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엔 완전한 인간(다른 반쪽을 만나)이 되는 것이다. 온갖 난관을 물리치는 힘은 이런 자기 인식에서 나온다.

완전하게 태어난 인간을 불완전하게 만드는 요소들은 참으로 많다. 가족이라는 작은 집에 우리를 가두고, 형제라는 틀에 우리를 꿰맞추고, 온갖 규범이 우리를 옥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우리를 가두는 것들의 상징들이다. ‘반쪽이’는 이 모든 시험을 이겨낸다. 자신이 ‘반쪽이’임을 알기에 무난히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작아지는가? 평생 부모 그늘을 못 벗어나 부모 원망만하다가 일생을 허비하고, 형제간의 갈등의 늪에 빠져 한평생 허우적거린다. 이 세상의 온갖 사상, 규범은 어쩌면 그리도 부조리한가? 그것들은 우리를 끝내 꼭두각시로 만들고 만다. 꼭두각시가 되어 한 세상을 살다가 허망하게 사라져간다.

모든 성현들의 가르침은 자신의 오만을 깨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간단한 진리를 깨닫는 것은 얼마나 힘든가? 세상은 우리를 그냥 두지 않는다. 오만을 부추겨 우리를 완전히 이용하고는 내팽개쳐버린다.

아예 타고나길 ‘반쪽이’라면 얼마나 큰 행운인가? 자신의 결핍을 철저히 인식할수록 우리들 삶은 그만큼 풍부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