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가 되어버린 문학

배우 김승우가 심리학 박사 김정운 교수의 돌발질문에 당황해 진땀을 흘렸다.
김승우는 지난 24일 KB2TV 예능프로그램 ‘김승우의 승승장구’에 출연한 김정운 교수에게 “내가 스킨십을 하는 건 좋은데 누가 나를 만지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내 김남주가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김정운 교수는 “김승우는 스킨십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김승우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전문 용어로 ‘변태’라고 한다”고 진단해 김승우를 충격에 빠트렸다. 이어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본인이 하는 건 좋은데 다른 사람이 하는 건 싫다니 말이 안 된다. 혹시 채찍 좋아하나”라고 질문해 스튜디오를 초토화시켰다.- 서울신문에서 발췌

... 버스를 타고 가다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 집에 와 검색해 보았다. 인터넷 여기저기에 이런 내용의 글이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내가 스킨십을 하는 건 좋은데 누가 나를 만지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김승우 배우의 말에 김정운 교수는 ‘변태’라고 순발력 있게 진단을 내렸다. 맞다! 스킨십은 누구나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도 김정운 교수는 ‘변태’라고 진단을 내릴 것이다.
사람은 소통을 원한다. 피부 접촉은 사람의 가장 원초적인 소통 방식이다. 그런데 이걸 싫어한다고 하면? 그는 변태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슨 콤플렉스가 있어 그런 소통을 거부하게 된 그는 정상적인 인간일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이 하는 스킨십은 좋은데 남이 해주는 스킨십은 싫다고 하는 것도 변태다. 자신의 몸을 우상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몸은 스킨십을 원한다. 자연스러운 몸이 아니기에 스킨십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그건 변태다.
이 프로에 나온 배우들이 쩔쩔맸다고 한다. 그만큼 배우들 몸이 변태가 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 사회만큼’ 그들의 몸은 변태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진짜 몸이 원하는 것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이리라.
김정운 교수는 학문의 힘에 의해 ‘다른 사람들보다 자연스러운 몸’을 만든 것 같다.

사람의 몸은 소통을 원한다!
소통의 가장 원초적인 방식은 접촉이다!        

이 두 가지 전제는 사실 어려운 게 아니다. 인문학 책에 나오는 상식이다. 그런데 이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을 몸이 구사할 수 있느냐는 ‘상당한 경지’를 요한다. 온갖  비인간적인 사회적 규범에 의해 우리 몸은 변태가 되어버렸기에 이 상식도 책 속에서 활자의 미라가 되어 있다.

문제는 변태를 재치 있게 얘기한 김정운 교수에게서도 ‘자연스러운 몸’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연스러운 몸을 배우는 게 아니라 또다시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몸을 배울 것이다. 몸은 또다시 상품이 되고 만다. 이게 이런 프로들의 한계다. 그래서 자본가들이 이런 프로를 좋아한다. 상품의 이노베이션. 자본가들은 날로 진보한다.          

그런데 자본가들의 입인 TV가 우리 사회의 ‘전위’에 서 있을 때 문학은 무엇을 하고 있나? 사람들이 변태라는 단어 하나에 열광하고 있을 때 문학은 무엇을 하고 있나? 이 시대의 문학은 너무나 뒤처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변태가 되어버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