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성폭행이에요


 초등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분에게서 들은 얘기다. 그분은 스킨십을 좋아해서 학생들이 좋은 글을 쓰면 어깨도 쓰다듬어 주고 엉덩이도 두드려준다고 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아이들을 지도해 왔는데, 요즘 들어서서는 남자 아이들이 엉덩이를 두드려주면 ‘이건, 성폭행이에요!’ 하고 소리친단다. 내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해맑은 웃음의 글쓰기 여선생님을 보며 쓴웃음부터 나왔다.       

 요즘 아동 성폭행 사건이 자주 터져 나오니까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성폭행에 대한 교육을 많이 시킨단다. 아이들은 ‘남이 자신의 특정 부위를 만지는 것’은 성폭행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지식iN에 보면 한 초등학생이 아빠가 가슴을 만졌는데 이게 성폭행이냐고 묻는 것도 있다.

 어디선가 읽은 얘기다. 한 초등학교 선생님은 하교 시에 아이들을 한명씩 안아준다고 했다. 나는 ‘아, 정말 참교육을 하시는 분이로구나.’하고 생각했었다. 그 글을 쓴 분도 그런 생각을 피력했다. 그 초등학교 선생님은 지금도 아이들을 안아줄까?

 사람의 몸이 ‘쉽게 만지면 안 되는 무슨 물건’처럼 되어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람은 마음이 오가듯이 몸이 오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몸을 무슨 물건처럼 다루면 사람들은 마음과 몸이 따로 노는 해리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쉽게 만지는 것과 함부로 만지는 것은 다르다. 마음이 오가듯 ‘쉽게’ 오가는 몸은 아름답다.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시켜버린다. 사람의 몸이야말로 얼마나 자본가들에게 군침거리인가? 몸을 요리저리 뜯어고치고 비틀어 돈을 짜낸다. 우리 몸은 돈을 짜내는 물건이 되어버린다. 순진무구한 아이 때부터 몸을 물건으로 보게 만드는 이 자본주의야말로 얼마나 ‘위대’한가?

 사람은 몸이 성숙하면서 성도 함께 성숙한다. 몸만큼 성이 따라갈 때 성은 아름답다. 그런데 포르노는 이런 발전단계를 일거에 부숴버린다. 몸이 성숙하기도 전에 아이들은 포르노를 본다. 9세 아이가 포르노를 보면 그 아이는 어떻게 남자(여자) 몸을 만날 수 있나? 신비로운 사람의 몸을 그는 잃어버린다. ‘머릿속의 몸’은 그를 신비로운 현실의 몸을 못 만나게 한다. 이 아이가 몸이 성숙한 뒤에 상대 성을 만날 때 ‘우주의 반쪽과 반쪽이 만나는 신비의 극치’를 맛볼 수 있을까? 그는 사랑이 아니라 폭력을 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포르노를 왜 안 막나? 못 막는 건가? 안 막는 건가? 포르노는  첨단 산업이다. ‘친 기업 권력’으로서 ‘반 기업 행위’를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포르노를 보는 건 성폭행만큼이나 위험하고 사악하다.

 그리고 나는 돈이 없어 성매매에 뛰어드는 여대생들 얘기를 들을 때면 이 ‘반인간 사회’에 치가 떨린다. 그녀들을 누가 사나? 이런 반인간적인 행위에 대해선 다들 눈을 감는다. 아동 성폭행보다 이런 성매매들은 덜 반인간적이라는 건가?

 ‘아동 성폭행’은 우리 사회의 천박한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비극이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아동 성폭행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증가할 것이다. 그때마다 가진 자들은 성폭행범들을 잡는 척 숨바꼭질 놀이를 하겠지.

 사람의 몸은 그 자체로 사람의 혼이다. 사람의 혼이 자유롭듯 사람의 몸도 자유로워야 한다. 마음이 가면 몸도 간다. 마음이 가지 않는데 몸을 가게 하는 모든 행위들은 폭력이다. 아동 성폭행범이나, 성을 돈으로 사고파는 자들이나 다 똑같은 폭력범들이다.

 아이들이 마음이 오가는 몸과 몸만 오가는 것을 구별하지 못할까봐 나는 너무나 두렵다. 특정 부위를 만지는 것을 성폭행으로 보는 아이들 시각에 나는 전율한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아름다운 ‘성생활’을 할 수 있을까? 상대의 성을 만날 때 아이들은 ‘머릿속의 관념’으로 만날 것이다. 마음이 담긴 몸이 만나는 신비를 아이들은 경험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아름다운 성을 경험하지 못한 영혼은 타락하게 된다. 눈에 보이는 아동 성폭행범이 되거나 눈에 안 보이는 성매매자범이 될 수밖에 없다. 아름다운 성은 아름다운 삶의 필수조건이다. 아동 성폭행범이 아무리 난무하더라도 우리는 아름다운 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우리의 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