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유권자 되기

권석창(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장)


 6월 2일, 지역단체장과 지자체 의원, 정당의 비례 대표, 그리고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뽑는 선거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후보자들은 늘 친애하는 유권자, 혹은 존경하는 유권자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당선 되면 친애하지도 존경하지도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친애하는 유권자들은 섭섭해져서 괜히 표를 주었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리고 다음 선거 때 똑같은 투표를 계속합니다. 이런 유권자 좋은 유권자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사회의 선거 풍토는 오랜 세월 지역 갈등 양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공천만 받으면 부지깽이를 갖다 놓아도 당선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래서 선거는 하나마나다 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선거, 하나마나가 아닙니다. 우리 대표를 우리 스스로 뽑는 이 한 표의 권리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민주의 제단에 몸을 바쳤는가를 생각하면 나의 한 표는 얼마나 소중한 것입니까?  민주주의에서의 선거는 유권자가 정치에 참여하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이렇게 소중한 권리를 포기하면 민주시민의 자격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찍을 만한 사람 없다고 선거 날 등산가면 엄한 사람 당선되어 속된 말로 개고생 합니다.

  어떤 유권자는, 사람은 좋은데 당선될 것 같지 않아서 당선될 사람에게 투표한다고 합니다. 어떤 이는 성씨가 같기 때문에 찍어준다고 합니다. 어떤 이는 동문이기 때문에 찍는다, 학벌이 좋아서 찍는다, 똑똑해서 찍는다, 인물이 좋아서 찍는다, 불쌍해서 찍는다. 공평하게 다 찍어주겠다, 합니다. 선거 때마다 들을 수 있는 유권자의 소리입니다. 이런 유권자 좋은 유권자 아닙니다.

  흔히 공약을 보고 투표하라고 하는데 공약은 지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 유권자 되기 그리 쉬운 거 아닙니다. 지금까지 친애하는 유권자들 투표하는 풍경을 보면 왕조시대의 관념을 버리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나보다 학벌이 좋은 사람, 나보다 경력이 화려한 사람,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 나보다 더 똑똑한 사람에게 표를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거 아직 왕조 시대의 생각 버리지 못한 것입니다. 나보다 똑똑한 사람 뽑으면 나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네와 같은 사람 위해 일합니다. 우리 한두 번 당한 거 아니지 않습니까?

  누가 어떤 자리에 적합한 인물일까를 생각하지 맙시다. 그건 대통령이 장관 뽑을 때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유권자이니까 유권자로서의 생각이 중요합니다. 그럼 누구를 뽑아야 할까요? 당연히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그래야 내 생각이 정책에 반영될 것입니다.

  내가 찍은 사람이 당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당선 걱정은 후보자들이 하는 것이고 유권자는 내 생각을 표로 나타내면 그만입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유권자가 많으면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될 것입니다. 내가 찍은 후보가 낙선한다고 해도 나의 표는 헛되지 않습니다. 그것이 민심이 되어 좋은 세상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찍을 만한 사람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거짓말 하지 않을 사람, 공약 잘 지킬 사람, 착한 사람이라도 찾아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착한 사람이 대접 받는 풍속이라도 만들 게 아닙니까? 누가 착한 사람인지 어떻게 알까요? 그가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과거에 어떻게 살았는가, 보면 됩니다. 사람이 그리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고스럽지만 그의 이력에 대해 조사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그 정도 수고 없이 좋은 유권자 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찍을 사람이 없으면 정당 투표라도 해야 합니다.  

 

권석창  kweon51@chollian.net 시집<눈물 반응><쥐뿔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