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흘러야 한다

 

내성천은 경북 봉화에서 발원하여 영주 무섬 마을과 예천 회룡포를 거쳐 문경에서 낙동강과 합류하는 강이다.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모래가 흐르는 강이다. 모래는 수질을 정화하는 기능을 한다. 모든 상수도 물은 모래로 몇 번 걸러서 소독 처리하여 공급된다. 내성천 모래는 수천 년 동안 낙동강 물을 정화해서 바다로 흘려보내는 일을 담당해 왔던 셈이다.

 

뿐만 아니라 내성천에는 흰수마자와 수달 등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으로 학계에서는 생태학적으로도 그 보존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강물은 흘러서 바다로 간다. 내성천 모래는 결국 낙동강을 따라 바다로 간다. 남해안 해수욕장과 동해안 해수욕장의 대부분의 모래는 내성천의 모래다. 해류가 남해에서 동해로 흐르기 때문이다.

 

그 내성천의 흐름을 막는 영주 댐이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거의 완공 단계에 이르렀다. 며칠 전 4대강 대책위원장인 이미경 의원과 함께 처참하게 변해버린 내성천과 영주댐을 둘러보았다. 담수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이미 댐 아래쪽 강은 모래는 사라지고 풀과 버드나무가 무성한 황무지가 되어 있었다. 모래가 유입되지 않으니 기존의 모래가 쓸려 내려가 곳곳의 다리는 다리발이 드러나도록 강이 낮아졌다. 물고기들도 볼 수 없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이 눈에 선하다. 대므로 막힌 강물엔 녹조가 생길 것이며 바다에는 녹조가 생길 것이다. 흘러야 강이 흐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다도 장마철에 강이 흘려보낸 황톳물로 정화된다. 곳곳에 지어진 댐으로 인해 큰비가 내려도 황토물이 흐르지 않으니 바다에는 적조가 생길 수박에 없다. 남해안 양식장의 물고기 폐사도 적조로 말미암은 것이다. 해수욕장의 모래는 사라질 것이며 물고기 양식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모두가 흘러야 할 강을 흐르지 못하게 한 대가일 것이다.

 

이른바 선진국에서는 지었던 댐을 허물고 있다. 우리는 강마다 댐을 막아 물을 가두고 있다. 설악산에는 케이블카를 만든다고 한다. 소백산에도 케이블카를 만든다고 한다. 사람들을 무더기로 산에 올려 그 위에서 먹고 마시게 한다는 것이다. 케이블카를 놓자는 사람들은 유럽의 케이블카를 이야기한다. 유럽의 케이블카가 설치된 산은 눈으로 덮인 산이다. 그리고 그것이 설치된 것은 환경문제가 논의되기 전의 일이다. 지금 새로이 케이블카를 만드는 나라는 없다.

 

자연을 훼손하는 만큼 인간의 삶의 터전이 사라진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어버린 시대다. 그래서 우리는 4대강공사를 반대했고 영주댐을 반대했고 케이블카 설치도 반대했다. 그러나 그들은 댐 짓기와 케이블카 놓기로 우리의 강과 산에 몹쓸 짓을 하고 있다. 우리의 강과 산을 이명박그네 정권이 망치고 있다.

 

시민단체에서 아무리 토론을 하고 목소리를 높여도 막무가내다. 아무도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결국 그들은 하고자 하는 대로 하고 만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 민주공화국이기를 포기하고, 하고자하는 것을 기어이 해내고 마는 저들을 어이한단 말인가?

 

결국 모든 결정권은 정권이 가지고 있다. 정권이 그들에게 있는 한 누구도 강산을 허무는 일을 막을 수 없다. 그래서 환경운동도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어떤 이는 시인이 왜 정치를 이야기하느냐고 말한다. 정치는 우리의 삶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 우리가 하는 조그만 행동도 정치와 무관 것은 없다. 시도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영주댐에 물이 차고 내성천이 물에 잠기면 소월의 이 노래도 함께 묻히고 말 것이다. 설사 노래가 남는다 해도 금모래가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 글 권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