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시

 

이농현상이라는 것이 있었다. 농민들이 농촌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어 도시로 떠나 농촌이 피폐해지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은 삼삼오오 도시로 떠나고 농촌에는 공장에서 일 할 수 없는 노인과 개들만 남았다. 공장에 간 사람들은 어찌 되었는가? 쪽방에 살면서 세계에서 가장 긴 노동시간을 견디어야 했다. 그것이 70년대 군사정권 시대였다. 아직도 농촌을 지키는 사람들은 경쟁에서 밀려난 약자들뿐이다. 농촌 홀대 정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금 농촌에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농업은 우리민족 반만 년 역사를 이어온 우리역사의 원동력이었다. 우리는 대대로 소와 더불어 논밭을 일구며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 그래서 우리민족을 농경민족이라 부른다. 우리민족의 생명을 이어온 것이 쌀이며 보리며 콩이며 조며 귀리였다. 우리 역사는 농업에 빚이 많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는 농업을 폄하하여 할 일 없으면 농사나 짓지, 라고 말한다.

 

농촌을 이렇게 만든 것이 누구인가?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경제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경제개발 계획을 세운 군사정권시대부터가 아닌가? 그래서 명목상 우리 경제 수치는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 고마운 일이다. 그럼 지금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부를 누리고 있는가? 경제개발의 혜택을 보는 사람들은 상위 10%를 넘지 않는다. 이 땅의 농민과 노동자는 아직도 경제성장의 혜택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대한민국을 젊은이들은 ‘헬조선’이라 한다.

 

농촌의 현실이 이러함에도 지금의 정권은 상위 10%와 재벌을 위한 정책을 계속 추진한다. 노동법을 밀어붙여 노동자 해고를 쉽게 하려한다. 수많은 민주 인사를 죽게 한 분의 명예회복을 위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한다고 한다. 심청은 아비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자기를 희생했지만 대통령은 아비의 명예회복을 위해 전 국민의 눈을 먹게 한다는 비아냥을 사고 있다.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이 땅의 역사를 이어온 농민과 노동자에 대한 예의는 어디에도 찾을 길 없다.

 

그럼에도 정권과 집권당은 민생을 입에 달고 산다. 그래도 농촌을 지켜야 한다는 사람들이 농촌에 남아 논밭을 일구고 있다. 그들이 조직한 단체가 농민회다. 농민회가 내 건 펼침막에 이런 구호가 눈에 들어왔다.

 

개사료 1kg에 5,330원

쌀 1kg에 1,275원

쌀값이 개 사료보다 싸다니

새누리가 쌀을 지키면 우리 집 똥개는 우주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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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땅엔 21세기에는 세계 어디어도 찾아볼 수 없는 반민주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뒤로 가고 있다. 소외되고 억압 받을수록 사람은 절실해 진다. 시는 항상 배고프고 절실할 때 쓰여 진다. 이제 어디에도 갈 곳 없는 농민들이 이런 절묘한 시를 만들었다. 어떤 시인의 시보다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