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공자)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알리요? 알리요? 이 내 마음 누가 알리요?

민요 ‘아리랑’에는 우리의 짙은 한이 서려있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한.

내 마음은 내 눈에 이리 환하게 보이는데 왜 남들 눈엔 보이지 않는 걸까?

그래서 우리들 가슴속은 검게 타버렸다.

하지만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르는 법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포기해야 한다.

우리는 아이처럼 자기를 알아달라고 앙탈부리거나 떼쓰지 말고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가야 한다.

중용(中庸)에 나오는 말이다.
‘오직 천하에 지극히 성실한 이만이 자기의 타고난 본성을 극진히 할 수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지극히 성실하게 가다보면 자신의 본성(本性)이 깨어난다.

인간의 본성은 하늘의 명령이다(天命之謂性).

우리의 본성이 깨어날 때 우리는 ‘하늘의 명령(天命)’을 알 수 있게 된다.

하늘의 명령은 모든 인간의 본성에 들어와 있기에 우리의 깊은 마음은 누구나 같다.

이렇게 자신의 본성이 깨어날 때만이 우리는 자연스레 다른 사람들과 마음이 하나로 통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슬퍼하지 말자.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가면 된다.

남들이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건 우리가 하늘이 명령한 길을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자는 말했다.
‘하늘의 그물은 엉성해 보이지만, 결코 어떤 것도 놓치지 않는다(天網恢恢, 疏而不失).’

윤동주 시인의 서시는 오래도록 우리의 가슴을 울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