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과 존중


不尙賢 불상현
使民不爭 사민부쟁
  
훌륭하다는 사람 떠받들지 말라
사람들 사이에 다투는 일 없어질 것이다

                          - 노자,「도덕경」중에서


우리는 어릴 적부터 ‘존경’을 배워왔다. “넌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니?” 그래서 평소에 ‘누구를 존경할까?’하고 고민해 왔다. ‘위인? 과학자? 선생님? 부모님?...... .’
그러다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존경받을 만한지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하지 않았다.
아내와 자식을 죽이고 전쟁에 나간 계백 장군이 위대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생각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황산벌’이라는 영화를 보며, 계백 장군의 아내가 자신을 죽이려는 장군을 힐난하는 말을 들으며 ‘아차! 내가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다니!’하고 얼굴이 붉어진다.      
어떤 원시 부족은 사냥을 아주 잘하는 사람을 가끔 왕따 시킨다고 한다. 그가 잘하면 다른 사람들에겐 사냥의 기회가 잘 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 한사람으로 인해 전체 부족원들이 신나지 않으니까.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잘나가는 주인공 옆에는 항상 질투하는 2인자가 있다. 그가 주인공의 잘남을 돋보이게 한다. 그는 주인공의 위대함을 위하여 희생양이 된다. 그 2인자도 못되는 사람들은 엑스트라가 되어 잠자코 있어야 하고.
이 세상은 이렇게 잘난 사람을 추켜세운다. 왜? ‘잘난 한 사람이 수십만 명을 먹여 살라니까?’ 정말일까? 그렇게 잘난 사람들이 만든 이 세상은 살만한가? 다들 안녕하신가?    
인간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존중’이다. 있는 그대로 사람을 봐주는 것. 그래서 모두 인정받고 즐겁게 사는 것.
하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잘난 사람을 추켜세움으로써 이 존중은 사라진다. 존중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존경받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존경받는 사람의 흉내를 내며 그의 짝퉁이라도 되고자 한다.
하지만 존경받는 사람은 진정으로 행복할까? 높은 나무에 올려놓은 사람들이 그를 언제까지 그대로 둘까? 조만간 그는 바닥으로 고꾸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