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잡아라!


샘물  
김달진  

숲 속의 샘물을 들여다본다
물속에 하늘이 있고 흰 구름이 떠가고 바람이 지나가고
조그마한 샘물은 바다같이 넓어진다
나는 조그마한 샘물을 들여다보며
동그란 지구의 섬 우에 앉았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오랫동안 모셨던 아난다는 중생인 자신과 부처인 석가의 차이가 도대체 무엇인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석가의 일상을 하나하나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는 놀라운 발견을 했다.

‘석가의 일상은 매순간이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석가에게는 세수하고, 공양을 하고, 걸어가고, 설법을 하는 매순간이 똑같이 중요했다.

석가는 언제나 ‘현재’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 산다.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고 우리는 함께 휩쓸려 흘러간다. 우리에게는 ‘현재’가 없다.  

말과 생각으로는 ‘현재’라고 하지만, 그 순간은 휙 지나가 버린다. 그래서 우리들의 삶은 생생하지 않다.

그래서 한평생이 뜬 구름 같다.

그런데 ‘시간’은 없다. 시간은 우리의 감각 작용에 불과하다(아인슈타인).

오로지 있는 건 ‘현재’ 뿐이다. 우리는 현재라는 찰나의 시간 속에만 존재한다(석가). 과거, 현재, 미래라고 하는 것들은 우리의 생각, 관념에 불과하다.

우리는 ‘정신의 수직적 시간(메를로 퐁티)’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수평으로 쏜살같이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수직으로 분수처럼 솟구쳐 올라가는 시간, ‘찰나’ 속에 머물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찰나’ 속에 살 수 없다면 아무리 오래 살아도 한평생은 허망할 수밖에 없다.  

인간에겐 자신이 사라지는 ‘죽음’이 가장 두려울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영생불사를 꿈꾼다.  

요즘 엄청나게 비싼 ‘줄기세포주사’를 맞는 부자들이 많다고 한다. 그 주사가 건강과 젊음을 되찾아 줄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그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의 노예’가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시간의 노예가 되어 ‘쏜살 같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함께 휩쓸려가는 한 아무리 건강하게 오래 살아도 우리의 삶은 끝내 ‘일장춘몽’이 되고 말 것이다.

‘숲 속의 샘물을 들여다보며 조그마한 샘물이 바다같이 넓어지고 나는 동그란 지구의 섬 위에 앉는 기적’

이런 ‘기적의 삶’은 우리가 ‘현재를 잡는 삶’을 살 때 가능할 것이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영생불사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