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냐 존재냐 (프롬)

사랑
나해철

풀을 떠나며
풀을 죽이는
이 사랑 좀 봐

그대는 바람같이
머물다 가지만
숨 쉬는 법을 아주 잊는
이 풀을 좀 봐.


우리의 사랑은 왜 매번 실패할까? 눈망울은 언제나 휑하니 사랑을 갈구하는데.

그러다 우리는 사랑을 포기한다. ‘사랑을 못 믿겠어.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을 했는데...... .’

에리히 프롬은 인간의 삶의 양식을 ‘소유 양식’과 ‘존재 양식’으로 나눴다. 그는 ‘이 둘의 삶의 양식은 양립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소유’를 택하는 한, 우리는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예수도 말한다. “하느님과 재물은 동시에 섬김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재물을 섬기는 한, 우리는 사랑을 섬길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사랑 없이 살 수 있을까?

그래서 우리는 바람처럼 사랑을 찾아 헤맨다. “사랑해. 사랑해.” 우리는 만나는 것들을 온 몸으로 사랑한다. 하지만 다 숨이 막혀 죽고 만다.

우리가 ‘물질’을 버리지 않는 한, 우리는 어느 누구도 사랑할 수가 없다.

그리웠던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슬프다. 바람처럼 만나 서로를 얼싸안는다.

‘숨이 막혀. 숨이 막혀.’ 화들짝 놀라 서로에게서 떨어진다. 창백한 얼굴로 헤어진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우리는 울먹인다.    

우리는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다 죽이고 나서야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될까?

어느 시인은 노래했다. ‘우리의 눈망울 뒤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어 언제나 눈물이 찰랑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