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먹거리다 나는 먹거리다 나는 먹거리다 (우파니샤드)


천지를 환하게 물들이는 살구나무 꽃가지에
덩치 큰 직박구리 한 마리가 앉아
꽃 속의 꿀을 쪽 쪽 빨아먹고 있었지요.

곁에 있던 누군가 그것을 바라보다가,
꽃가지를 짓누르며 꿀을 빨아먹는 새가 잔인해 보인다며
훠어이 훠어이 쫓아버렸지요.

아니 그렇다면
꿀이 흐르는 꽃가지에 앉은 生이
꿀을 빨아먹지 않고 무얼 먹으란 말입니까.

                       - 고진화,「직박구리」중에서


손님이 보는 데서 닭을 잡아 닭 요리를 해주는 식당들이 생겼다고 한다.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꼈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데서 닭을 잡아 만든 치킨은 잘 먹는데요.’  하지만 조만간 익숙해질 것이다.
아마 우리 몸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맛깔스럽게 잘 튀겨진 치킨이 한 때는 신성한 생명체였고 어느 날 잔인하게 죽어갔으리라는 것을. 애써 눈 감고 먹다 보니 차츰 익숙해졌을 것이다.    

문화인류학자들에 의하면 생명체를 먹는 데서 오는 불편함은 인류의 최초의 조상들이 가장 심각하게 느꼈으리라고 한다.  
우리와 비슷한 얼굴을 한 짐승들을 잡아먹는다는 게 그들은 엄청나게 두려웠을 것이다. 인간으로 진화하기 전 짐승 시절에는 본능적으로 편안하게 먹었지만 생각이 생기면서 짐승들을 쉽게 잡아먹지 못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원시인들은 짐승들을 사냥할 때마다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날 잡을 짐승들의 신에게 허락을 받고서야 사냥을 했다고 한다.
사냥한 짐승도 요리를 할 때는 먹어야 할 살만 취하고 뼈와 가죽은 그 짐승의 혼이 다시 부활할 수 있도록 집 주변에 고이 걸어 두었다고 한다.            

이렇게 경건하게 살던 인간이 다른 짐승들을 압도하게 되면서 차츰 오만하게 되어갔을 것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부터는 짐승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잡아먹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다 눈앞에서 잔인하게 죽어가는 짐승들을 다시 보게 되면서 우리의 오래 된 본성이 깨어났을 것이다.

우리는 이 본성을 다시 살려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다시 경건하게 짐승들을 대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공룡이 사라졌듯 이 지구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우리는 먹어야 사는 생명체이다. 그래서 먹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도 다른 생명체들의 먹거리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경건해져야 한다. 생명의 존엄하고 신비로운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서로 몸을 나누는 우주의 한 존재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