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온몸이 으스러지면서
으스러지면서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 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 피는 나무이다

  - 황지우,「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중에서


한 중년 여인이 중병에 걸렸단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열심히 살았는데 병원비가 부족해 고통을 받고 있다고. 우리 사회에 이런 슬픈 경우는 참으로 많을 것이다.  
“그 친구에게 어떻게 위로해 줘야 하죠? 인문학이 별로 도움이 안 돼요.”

나폴레옹은 ‘고통은 언젠가 잘못 보내는 시간의 보복’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어떻게 시간을 잘못 보냈을까? 봉사를 하면서 열심히 살았다는데.
우리는 ‘봉사’를 미덕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불우한 사람을 돕는 것. 그것은 사실 국가가 할 일이다. 국가가 세금으로 불우한 사람을 도와 줘야 받는 사람도 당당하고 받은 사람도 받은 만큼 국가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따라서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은 이 점을 잘 알아야 한다. 봉사활동을 하며 자신도 모르게 자부심과 우월감을 갖게 되면 받는 사람은 당당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그런 봉사활동은 잘 보낸 시간이라고 할 수 없다.

그녀는 이런 점을 알고 있었을까? 그리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은 당연히 국가의 의무이다. 대다수 선진국은 무상의료가 원칙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이 주인이다. 그녀는 주인으로서 이런 민주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얼마나 노력했는가? 나무 한 그루도 최선을 다해 산다. 이런 고통이 이 땅에 다시는 없게 하기 위해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 성찰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게 인문학의 힘이다.
그녀가 이런 삶의 이치를 성찰한다면 그녀는 고통을 견딜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아픔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