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졌어요


빼앗고자 하면 반드시 먼저 주어야 한다.
이것을 미명(微明)이라고 말한다.
유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법이다.
 
                           - 노자,「도덕경」중에서


TV 프로 ‘달라졌어요’에 사사건건이 싸우는 노부부가 나왔다. 할아버지는 수시로 고함을 지르며 폭력을 휘둘렀고, 할머니는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혼하면 할머니는 정말 행복해질까? 늑대에게 도망치다 보면 호랑이를 만나는 게 삶의 이치다. 할머니는 이혼을 고려하기 전에 먼저 늑대를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심리 전문가가 할아버지의 폭력의 원인을 검사해 보았다. 역시나 어릴 적 깊은 상처가 있었다. 6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여동생이 죽고 새어머니가 들어왔다. 새어머니는 밥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고 한다.
아버지는 이런 새어머니에게 수시로 폭력을 휘둘렀다고 한다. 이때부터 6살 아이는 성장을 멈췄다. 할아버지 속에서 6살 아이는 언제나 울고 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새어머니로 보일 때마다 자신이 아버지가 되어 새어머니를 응징하고 있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간절히 원하는 게 뭘까? 할아버지의 사랑을 받으려면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간절히 원하는 것을 먼저 줘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게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하면 그건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태도다.            
파충류는 자신을 공격하는 것들에겐 조건반사적으로 공격한다. 그들에겐 본능적인 충동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인간에겐 감정도 있고 이성도 있다. 이 모든 정신적인 능력들을 다 발휘하고 살아야 인간답게 산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먼저 미끼를 줘야 하고 쌀을 얻으려면 먼저 농사짓는 수고를 해야 한다. 이것이 삶의 이치다.
할아버지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다.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이 사랑만 받으면 할아버지는 자신이 가진 것들을 다 준다.

심리 전문가의 조언대로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듬뿍 줬더니 할아버지는 팔을 걷어 부치고 그동안 한 번도 안 하던 집안 청소를 한다. 청소를 다 하고선 아이가 엄마에게 하듯이 할머니에게 “나 잘했지?”하고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재롱을 떤다.
노부부는 갑자기 금슬 좋은 부부가 되었다. 이렇게 쉽게 달라지는 게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