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홀로- 영혼만이 남았네(에밀리 디킨슨)


사랑이란 이 세상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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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사랑을 우린
자기 그릇 만큼밖에는 담지 못하지

  - 에밀리 디킨슨,「사랑이란 이 세상의 모든 것」중에서


복권을 사이에 두고 연인관계의 남녀가 법정싸움까지 갔단다. 여자가 복권을 사 남자에게 주었는데 그게 5억 원에 당첨되었단다.
남자는 여자가 복권을 자신에게 주었으니 당첨금은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여자는 복권을 자신이 샀으니 당첨금은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한단다.

싸움의 결과가 어떻게 되건 앞으로 당첨금은 두 사람에게 큰 화를 불러올 것이다. 당첨금이 복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
이 사건을 예로 들어 설문 조사를 했더니 70%의 남녀가 연인관계가 깨어지더라도 당첨금을 갖겠다고 했단다.    

우리사회가 자본주의의 극한까지 갔다는 느낌이다. 돈이 모든 신을 제치고 유일신이 된 것 같다.
하지만 자본주의에 사는 우리에게 돈도 중요하지만 사랑도 중요하다. 우리는 둘 다 가질 수는 없을까?  

복권을 받은 남자는 공짜로 5억 원을 갖게 되었으니 여자에게 2억 5천만 원을 줄 수 없었을까?
혼자 다 가지려하면 여자가 가만히 있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했을 테고 여자가 가만히 있더라도 혼자 다 가지면 연인관계가 깨어지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돈 때문에 연인관계가 깨어지고 나면 자신의 영혼이 망가지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을까?
70%의 남녀가 연인관계가 깨어지더라도 당첨금을 갖겠다고 한 걸 보면 많은 사람들이 영혼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완전히 물화(物化)되었나 보다.    
  
 사람 사이에 돈이 개입되는 순간, 사람의 혼은 망가진다. 왜냐하면 이 세상의 어느 것도 사람의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소유’가 인간세상의 근원적인 악이다. ‘소유’라는 개념을 갖고 있는 한 우리는 무엇을 가져도 갖지 않아도 불행해진다. 따라서 가장 좋은 세상은 ‘무소유의 세상’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라 우리는 소유 없이 살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을 소유로 본다면 우리는 불행할 수밖에 없다.

5억 원의 행운이 하늘에서 연인 앞에 별처럼 떨어졌을 때 그 5억 원을 복으로 만들 수 있는 연인이 얼마나 될까?
그 힘이 없는 한 우리는 제대로 사는 게 아닐 것이다. 아직 풋풋해야 할 젊은이들이 이렇게 병들었다는 게 우리사회의 슬픈 모습이다.
이제 우리사회가 바닥까지 갔으니 위로 틔어 오르는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우리사회의 ‘인문학 붐’을 보면 다들 마음속에서는 뭔가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