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인터넷 사이트 일베(일간 베스트 저장소)에 올라온 글들이 도를 넘었다. 이로 말미암아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일베는 수구를 자처하는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유머 사이트다. 그들은 5.18 광주 학살에 희생된 시신이 든 관 사진을 올리고 홍어 택배 중이라는 등의 5.18을 폄하하는 표현을 했다. 이미 민주화운동으로 공식 지정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특정 지역 사람들을 비하했다. 일베는 이미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사안에 대해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이들을 모욕하고 있다.

민주당은 일베를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반발했다. 이에 일베와 새누리당을 비롯한 수구 쪽의 사람들이 ‘표현의 자유’를 들어 일베를 옹호하고 나섰다. 이로 말미암아 표현의 자유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양쪽의 주장을 들어보면 모두 표현의 자유는 인정한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상대의 잘못된 표현에 대해서 공격하고 비난하고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논리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러한 논쟁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렇다면 표현의 자유는 무엇이며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진정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의일 것이다. 1987년 프랑스 리온2대학의 포리송 교수는 ‘아우슈비츠의 루머’라는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는 논문을 발표하여 세계적인 비난의 대상이 된다. 이에 포르송은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UN인권위원회에 탄원을 하게 되고 미국의 세계적 석학인 노엄 촘스키도 여기에 서명한다. 촘스키는 이 일로 반유대주의자로 낙인이 찍힌다. 촘츠키는 그의 저서를 통해 유대인 학살을 옹호한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옹호한 것이라고 그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아시는 바와 같이 노엄 촘스키는 변형생성문범이라는 탁월한 논리를 개발한 문법학자이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준 세계 지성인들이 존경하는 석학이다. 표현의 자유는 어떤 경우라도 보장되어야 한다는 촘스키의 주장에 동의한다. 모든 인간은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고 자기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자유가 있다. 물론 인간은 진실과 사실을 말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진실이라고 알고 있던 것도 세월이 지나면 바뀔 수가 있다. 지구가 돈다는 사실을 말했다가 수난을 당했던 갈릴레이의 말은 지금 진실이 되었다. 그러므로 표현의 자유는 진실에 앞선다. 일베는 쓰레기다. 그렇지만 일베에게도 표현의 자유는 있어야 한다.

표현의 자유가 무제한으로 보장되면 사회가 그릇된 방향으로 나가지 않을까 염려될 수가 있다. 그러나 그릇된 주장을 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는 이를 반박하고 비판할 표현의 자유가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반역사적이거나 반인륜적인 표현들은 정화된다. TV조선과 채널A에서 5.18을 북한 게릴라의 소행이라는 방송을 했다. 이에 보수논객인 조갑제가 증거가 없다고 했다. 일베는 조갑제를 종북좌파라 했다. 우리나라 대표 수구논객인 조갑제를 종북좌파라 하는 것은 일베가 막말을 하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헛소리는 이렇게 정화된다.

이번에 새누리당과 수구 쪽에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한 것에 대해 크게 환영한다. 고맙다. 지금까지 그들은 표현의 자유에 대해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었다. 그들은 미네르바를 처벌하고 피디수첩의 기자와 피디들을 처벌하고, 그들의 권력에 반하는 발언을 한 사람들을 무수히 사찰하고 처벌했다. 군사정권 시절, 그리고 MB정권시절 우리의 표현의 자유는 짐바브웨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외신들이 평했다. 이제 그들이 표현의 자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참으로 고맙다.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하고 처벌받았던 민주인사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