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흘러야 한다

 

 

강을 막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강은 흘러야 강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류의 문명은 강에서 발생했다고 우리는 교과서에서 배웠다. 이집트문명, 메소포타미아문명, 인도문명, 황하문명이 모두 강가에서 발생했다. 강은 인간의 삶에 반드시 필요한 물을 주고, 물과 늪과 모래에 다양한 생물종을 서식하게 하며 숲에 물을 공급하여 자연을 살아있게 한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 무엇도 무수히 있을 것을 것이다. 그러기에 인류의 문명이 강가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강은 인간에게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아이가 어머니의 젖을 물고 자라듯이 인간은 강에 생명줄을 대고 살아왔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강은 인간이 함부로 파헤치거나 막거나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어머니와 같은 섬김의 대상이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강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며 강을 섬겨왔다.

강을 막기 시작한 것은 서양인들이었다. 우리 조상들이 자연을 섬김의 대상으로 삼은 것과 달리 서양 사람들은 자연을 이용의 대상으로 삼았다. 자연이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이용해서 인간의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했다. 이른바 그들의 자연과학이라는 것이 자연을 이용하기 위해 자연의 분석하면서 비롯되었다. 그들은 자연과학을 바탕으로 산업사회를 만들었고 대량생산과 대량 소비의 시대를 열었다. 자연을 이용해서 필요 이상의 생산을 하고 필요 이상의 소비를 하게 되었다.

한동안 과학의 발달로 인간은 분수에 넘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무분별한 자연의 이용이 재앙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이용할 수 없을 만큼 자연은 파괴되어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지구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그들도 알게 되었다. 지금 서양에서는 댐을 허물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우리는 4대강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22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국고를 들여 온 나라의 강에 보를 만들었다.

4대강을 개발하여 가뭄과 홍수를 막고 그 주위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 여가도 즐기면 얼마나 아름다운 대한민국이 될까? 강물에는 유람선이 떠 있고 그 주위에는 상업시설과 문화시설을 만들어 여가를 즐기는 광경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정부는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 공사를 강행했다. 이미 강에는 녹조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강물이 죽어간다는 뜻이다.

서양에서 댐을 허무는 추세임에도 우리는 막고 있다. 강을 막는 것은 뒷북을 치는 일이며 헛발질을 하는 일이다. 미래 사회의 경쟁력은 자연을 얼마나 잘 보존했는가, 생물종을 얼마나 다양하게 보존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한다. 강에 둑을 쌓고 보를 막는 일은 물을 어항에 담는 일과 같다. 그 물에서 살 수 있는 생물종은 한정된다. 생물종이 줄어든다는 것은 생태계가 파괴는 것이며 강을 죽이는 일이다. 흐르지 않는 강은 강이 아니다. 내성천 모래밭이 물에 잠기고 있다. 모래에 살던 수많은 생물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 전국의 환경단체들이 내성천으로 모이고 있다.

권서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