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웹진]문학마실~...109호...
   2019년 07월

  1. 내일을 여는 창
  2. 소설
  3. 수필
  4. 권서각의 변방서사
  5. 이달의 작가
  6. 동인지를 엿보다
  7. 작품집에 스며들다
  8. 시와 거닐다
  9. 사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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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여는 창

하려는 자는 패할 것이오 가지려는 자는 잃을 것이다 爲者敗之 執者失之 (노자) 밤비 백거이 철 이른 귀뚜라미 우는가 했더니 뚝 그치고 기름 적은 등잔불도 꺼질듯 다시 밝아져 창밖엔 밤비가 내리고 있구나 그러니까 파초닢이 소리를 내지 공원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엄마가 아이에게 질책하는 소리가 들린다. ‘시간이 얼마나 된다고, 질투하지 마! 알았지? 질투하면 안 돼!’ 엄마가 동생과 함께 운동을 하니 언니가 왜 나와는 하지 않느냐고 투정을 부렸나 보다! ...
사이비(似而非) 우리는 일상에서 중용(中庸)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중용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중용 본래의 뜻이 아닌 중간의 의미로 쓰인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사서를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까닭이다. 평소에 막연하게 ‘중용은 중간이 아니다’란 말을 가끔 입에 올린 적이 있다. 중용은 변증법적 선택이 아닐까, 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었다. 우리고장 출신의 석학 황헌식 선생의 ‘신지조론’을 읽으면서 중용에 대한 개념이 보다 가깝게 다가왔다. ‘장미꽃은 ...

마지막 미션 - *카시니 하위헌스 죽음의 다이빙 7년을 날아가 검은 별과 마주한 후 기름 냄새 가득 찬 낡은 거죽을 안고 그는 죽었다 그의...
접었던 나를 펼쳐 놓으니 오래된, 눅눅한 책들을 햇볕에 말리듯이 나를 햇볕에 펼쳐 놓으니, 그렇게 몇 시간이고 서 있었는데 눈만 큰 벌레들...
식물원 호텔 문지기 없는 로비로 들어가는 입구 손 때 묻은 통나무문 빗장 풀면 백 년을 떠돌던 유목민 어깨에 묻어온 싸라기눈과 햇살 높은...
아버지의 발 공사장에서 일하시는 아버지가 대낮에 절룩절룩 발을 들고 오셨다 군살 배긴 아버지의 발은 못에 찔려도 피가 나오지 않았다 덧나...
주남저수지, 가야(伽倻)인의 겨울 저수지 주변에서 가야인들 오리와 새를 잡고 저수지 안에서는 얼음을 깨 물고기를 잡았다 눈이 많이 내렸지만...
눈물겨운 투쟁담 카운터 직원이 봉투를 연다 누렇게 뜬 사임당 얼굴이 촤르륵 지나간다 pc방에서 알바해서 모은 돈이다 아이는 비 맞은 참새...
그 섬에 가고 싶다 푸른 꿈의 날개짓이 가득한 곳 발목이 잡혀 뿌리를 내렸다 섬의 깊이를 발설한 꼭지점의 태동이 태초의 둘레길을 섬섬이 ...
4월이 5월에게 묻는다 나를 사랑하세요? 제주가여수가진도가광주가 4월이 5월에게 묻는다 “시몬요안누, 아가페스 메 플레온 투톤?” “시몬요안...
책을 죽이는 여자 책을 죽이지 않고 어떻게 보느냐며 빳빳하게 각이 잡힌 책장을 꺾어 단번에 때려눕히는 여자 이래야 책을 볼 맛이 난다고 ...
눈길 눈길로만 키운 것들엔 닿을 수 없는 애절함이 스며있다. 북쪽으로 난 서재 창 너머 발길은커녕 눈길조차 외면당한 후미진 곳 나리꽃 몇...

권서각의 변방서사

대장장이 성자 순흥에서 소백산 쪽으로 10여리 떨어진 곳에 배점리라는 마을이 있다. 소백산 기슭이라 크지 않은 마을이지만 사철 맑은 물이 흘러 산수가 수려하고 인심이 순후한 곳이다. 이 마을에 배순이라는 사람의 대장간이 있었다. 배점(裵店)이라는 마을이름은 배순의 대장간이 있던 곳에서 유래한다. 배순은 비록 신분은 쇠를 두드려 농기구를 만드는 대장이지만 어려서부터 글 읽기를 좋아하였다. 틈틈이 서책을 가까이하여 읽고 쓰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그의 학문에 대한 목마름은 끝이 없었다. 마침 퇴계 선생께서 풍기군수로 부임해 오셨다. 퇴계 선생...
음악 미술 하니라 초등학교 때는 미술시간이 좋았다. 대부분의 미술시간은 선생님이 그림 주제를 주고 운동장이나 야외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게 했다. 그림을 좋아한 것이 아니라 자유가 좋았다. 교실에 앉아서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것을 배우는 시간보다 혼자 앉아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그리는 시간이어서 좋았다. 대개 미슬 시간은 그림을 완성하는 시간을 감안하여 두 시간으로 이어져 있었다. 두 시간 동안의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그날의 그림 주제는 ‘우리학교’였다. “오늘 그릴 그림은 ‘우리학교입니다. 모두 바께 나가서 우리학교를 그리세요.” 대부...

이 달의 작가

게헨나 - 한 지옥에서 다른 지옥으로 건너는 게 죽음일 거라고 오늘 밤 기록한다. 1 풍 맞은 아버지에겐 방문 밖이었고 나에겐 방문 안이었다. 2 오 년 동안 S와 갈 데까지 다 갔다. 그해 봄, S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는 2년 뒤 가을비 구질구질 내리던 날 유부녀로 나타났...
나의 문학관 1. 문학을 접하게 된 계기와 배경 문학을 접하게 된 계기는 삼십 대에 중한 병을 앓은 적이 있다. 그때, 병실 문밖까지 죽음이 와 서성이는 거 같았다. 지나간 날들은 한 줌 바람 같았고 남은 생의 그 문양이 잘 그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과거의 기억을 에세이나 시...

작품집에 스며들다

동백꽃 아홉 살 어름 뒤꼍으로 난 턱 낮은 들창 그 문턱에 머리 얹고 거뭇거뭇한 천정의 골을 세어가며 가만히 배고픔을 삭이노라면 꿈결인 듯 나지막이 들리던 소리 툭 툭 동백꽃 통째로 떨어지는 소리 안 봐도 아는 소리 문 닭실마을 종택 대청마루 너머로 은은하게 새어나오는 ...
(시인의 말) 『부끄러운 밑천』은 내 첫 시집제목이다 어제 『부끄러운 밑천』 200부를 또 받았다 이래저래 나눠주다 보니 모자라서 보름 전에 130만원 주고 주문했던 이미 나누어준 300권의 ‘부끄러운 밑천’은 1년 반 동안 어느 곳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바람으로 눈물을 말려야 하...

신간안내

책소개 1989년 무크지 〈지평〉으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동길산 시인의 신작 시집 『꽃이 지면 꽃만 슬프랴』가 출간되었다. 자연 속에서 자유자재로 깨달음과 허무를 마주하는 시인은, 어쩌면 자신의 풍경 속에서 오랫동안 삶에 대해 속삭여온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번 시집에서는 ‘비어감’에 대한 시선을 드러내고 ‘애잔함’과 동시에 찾아드는 ‘평온함’까지로 나아간다. 해설을 쓴 백인덕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자아의 모습에서 시인은...
책소개 “슬픔과 아픔으로 엮은 시의 집” b판시선 27번째로 최기종 시인의 ≪슬픔아 놀자≫를 펴낸다. 1992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시대의 아픔을 겪어내면서 모은 여섯 번째 시집이다. 기쁨이 아닌 슬픔은 그동안 극복하거나 잊어야 하는 대상으로서 회피되어 왔는데, 시인은 표제시인 [슬픔아 놀자]에서부터 도리어 슬픔에게 다음과 같이 말을 걸고 있다. “손잡고 놀자” “얼싸안고 놀자” “동무하며 놀자” “신랑각시되어 놀자”라고. [세상의 아픈 것들이] [내...
2010년 <불교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안민 시인의 첫 번째 시집 <게헨나>가 출간되었다. “해일처럼 밀려오는 상상력의 파고를 보면 황홀함이 느껴지고, 언어의 숲을 뚫고 나가는 저돌적인 돌파력을 보면 아찔한 느낌”이라는 황치복 평론가의 해설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시는 서로 어울릴 수 없는 개념들의 어울리고, 정반대의 사건들이 충돌하며, 낯선 장소들과 사물들이 포개지는 독특한 시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 공간은 파국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우주가 탄생하는 ...
권숙월 시인의 열세 번째 시집 『민들레 방점』은 자연과 우주의 섭리를 스스로 실천하는 합일과 화해의 시정신을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 보여준 산문시 형식은 그가 이 세계를 더욱 핍진하게 사유하는 양식으로 성공하였다. 시인의 눈길이 비 젖은 벚꽃잎이 그린 “비의 발자국”(「봄비 발자국」)을 지나서 “가슴 촉촉이 적셔주던 달”(「낮달」)의 빛을 받으며 은행나무가 간행한 책 속에 깃든 “빛나는 문장”(「빛나는 문장」)에 이르...
고창근 서사시집 『사랑하다 죽은 여인 어우동』 ◕ 서지정보 국판변형: 148*220 발행일:2018년 8월 25일 쪽수:283 글쓴이 고창근 펴낸 곳: 문학마실 ISBN: 979-11-89480-00-4 (03810) 가격: 15,000원 ◕ 책소개 어우동에 대한 재해석을 하다! 남성중심의 엄격한 유교사회의 법도를 거부하고 주체적인 삶과 성을 향유하다 여성의 욕망은 죄라, 음행으로 몰려 사형당한 어우동! 역사서를 보면 어우동에게 불리한 내용이 많다. 남성이자 권력자들이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

시와 거닐다

정든 병 허수경 이 세상 정들 것 없어 병에 정듭니다 가엾은 등불 마음의 살들은 저리도 여려 나 그 살을 세상의 접면에 대고 몸이 상합니다 몸이 상할 때 마음은 저 혼자 버려지고 버려진 마음이 너무 많아 이 세상 모든 길들은 위독합니다 위독한 길을 따라 속수무책의 몸이...
고잉 고잉 곤 김혜순 새가 나를 오린다 햇빛이 그림자를 오리듯 오려낸 자리로 구멍이 들어온다 내가 나간다 새가 나를 오린다 시간이 나를 오리듯 오려낸 자리로 벌어진 입이 들어온다 내가 그 입 밖으로 나갔다가 기형아로 돌아온다 다시 나간다 내가 없는 곳으로 한 걸음 내가...

야단법석

= 전환기의 봄날 = 올봄엔~ 아주 싱그러운 그림을 그려 놓을 거야. 오는 봄엔~ 엄청 청정한 그림을 그려 놓을 거라고. 그런 그림을 그려놓고선 그 그림대로 살아 갈 거다. 올봄을 삶의 대전환기로 만들어 버릴 거라고! 아~ 그 그림! 생각만 하고 있는데도 마음이 울렁울렁 가슴이 ...
아~ 시절이 시대가 많이도 변해 벼렸구나 그 지난 옛날에는 정이 철철 넘어 흘렀고 서로서로가 도우면사서 가난을 념겼었는데... 이제는 지금은 맹탕이야 멍청맹탕이로구나! 다 망쳐 놓은 이 지구세상을 우리들이 있어야 할 우리들이 맞대야 할 이 지구터전을 어렇게 어떠하게 꾸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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