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처럼·2 / 나태주

 

 

새벽에 깨어 서너 시간 글 쓰고

동이 틀 무렵 다시 자리에 누워

늦잠이 들고 말았다

 

아마도 죽은 듯 꼼짝 않고 자고 있었을 것이다

자다가 부시시 눈을 떠보니

누군가 옆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 있었다

 

의아한 마음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거기

안방 침대에서 자고 있던 아내가

잠 깨어 앉아 있는 게 아닌가!

 

당신 왜 거기 그렇게 앉아 있는 거야?

당신이 안 일어나길래 여기 이렇게

개처럼 앉아 있는 거예요

 

개처럼?

우리는 또 그 ‘개처럼’이란 말에

마주 보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시에] 2011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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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부부가 함께 살고 같이 늙는다는 것은 아름답다. 개처럼 앉아 있다는 말에서 사랑하는 사람 곁에 가장 낮은 자세를 취하는 모습을 읽는다. 마당에 기르는 충직한 개는 늘 주인 곁에서 왔다갔다하며 꼬리를 흔든다. 주인이 두들겨 패도 도망가지 않는다. 아내가 늦잠을 잘 때 시인은 또 개처럼 그 곁을 지키고 있었을 것이다.(임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