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


고 쬐그만 암자 속
말라깽이 납자들이 모여
앉지도 못하고
포개 포개 누워서 참선하는 곳

부처도 쇠북도 목탁도 뒤집어쓰고
모시고 울리며 두드리는데
도솔천 미륵불 기다릴 것 없다
내 한 몸 불태우면 그만이지
한 어둠 사르는데 스님 하나 죽는다
까까머리 불꽃에 네 번뇌를 사뤄라 사뤄라
온몸으로 온몸으로 죽어주리라



아버지의 등뼈
    

아버지 등뼈는 바퀴를 닮았다.
구르는 언덕이 가 파른 만큼
숨도 가쁘다.

한숨 돌리려할  때마다
등 떠미는 것들

모퉁이를 돌때면
휘어짐에도 가속도가 붙는다.

성한 것 옹골진 것 마다하고
하필이면
이울어진 것들만
한가득
 
이젠 내려 놓으세요..
아버지.

오늘도
아버지의 등뼈는
비탈길을 구른다



1950년 12월22일 서울 출생
2004년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수상
2010년 열린시학에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
2010년 시집 3천원짜리봄 출간
2011년 백교문학상 우수상 수상
2013년 지필문학에 신인상 수상
2014년 문장21에 동시로 신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