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초례청에 놓이던 기러기 한 쌍

사람人자로 떼 지어 날아가는 기러기들

왜 人자 모양으로 날아갈까

사람의 지혜를 배워서

겨울나기를 하러 가는 걸까

새들의 지혜를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걸까

대가족이 함께 가는 장관을 보며

생각에 잠겨든다



효자손

                                                



성묘 가는 길

차 밀리기 전에 출발한다고

일곱 살 된 손녀가 동생과 엄마랑

새벽별 보며 아빠 차에

할아버지와 함께 탔다

안동 가서 고조부모 묘소에 제를 올리고

시내 아파트에 사시는 증조모 집에서

추석음식 나눠먹고

하회마을 들러 관광하고

손녀가 효자손 사왔다

추석 다음날 저녁 먹고

차 밀리는지 휴대폰 검색해가며

둥근달이 이끄는 대로

아들 식구들 밤길 떠났다

아이들이 가고나니 집이 비어 썰렁하다

허전함에 등이 가려워와

효자손으로 등을 긁으니 참, 시원하다

꼬물꼬물 여린 손이

마음까지 긁어주네



약력 ; 2009년『사람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하루치의 무게』

대구 경북 작가회의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