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의 가을

 

 

                           

누런 호박 올라앉은 돌담 너머

닫힌 적 없는 대문가엔

줄기 꺾인 국화 향 넘치는데

평상에 걸터앉아

콩알 고르던 노모()의 발치

어디서 왔나 도도한 낙엽 한 장  

바쁜 손을 놓고 바라보다

‘너는 갈 때도 곱구나!’ 한 숨 이다.

 

 

 

  

 

  

달의 애무는

낮 동안 지친 세상을 쉬게 한다

 

마음의 여유 없이 잠든 지붕부터

삶에 삐걱대는 주름진 골목까지

 

길어 올린 한숨은 등 뒤에 숨기고

가시나무에 걸려도 늪에 빠져도

 

젖은 사람 껴안고 신음하기에

달은 밤마다 바쁘다

 

제 몸 깎여 기울어도 멈추지 않는

그 품에서 누군가 또 하루를 살아서 건넌다.

 

 

 

 

공현혜/       

 

1965년 경남 통영 출생 .

2009현대시문학. 서정문학 시등단, 작가시선 동시등단

한국문인협회서정문학연구위원.

국제PEN경남회원. 통영문협. 경북문협. 경주문협

한국불교아동문학회. 경남아동문학회 회원.

2015년 한국서정문학 대상수상. 시집『 세상읽어주기 』외 공저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