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아부지, 아부지, 아이고 아부지이~

 

왜 나를 낳으셨나요

 

어머니, 어머니, 아이고 어머니이~

 

배고파요, 밥 주세요

 

맴 매에~ㅁ 맴맴맴

 

울고 싶어

 

울게, 실컷 울게 내버려 둬

 

삶이 서러워

 

그냥 서러워서 그래  

 

녹음 짙은 그늘에 숨은 지옥 같은 여름이여,

 

이제 안녕

 

옆구리 후리는 초가을 바람이 서늘하네요

 

마른기침 쿨럭이며 나는 떠나갑니다

 

우리 두 번 다시 만나지 않기를



모르겠다 

 

매일 나를 찾으려 집을 나서지만

금세 길 잃어버리니

길치는 지독한 난독증을 닮았다

평생 책을 읽어도  

한 줄의 삶도 이해하지 못하니

두 눈 뜨고 길을 걷지만

갈 곳을 잃는 거나

글은 알지만 뜻을 모르는 거나

피차일반이다  

오십 년을 헤매도 나를 찾지 못하고

손수레 가득 책을 읽어도 나를 알 수 없으니

모르겠다, 아무 것도 모르겠다  

그늘을 만나야 빛은 비로소

안식을 얻는다고 하던데

한낮의 태양처럼 빛나던 젊음,

서늘한 죽음의 그늘을 만나야

마음 편히 쉴 수 있으려나

나는 누구인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이대로 살아도 좋지 않을까

봄이 오면

물 흐르고 꽃 피어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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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형복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경작가회의 회원.

펴낸 시집으로 <바람이 시의 목을 베고>(2017년 상반기 세종도서 문학나눔 시부문 선정), <칼을 갈아도 날이 서질 않고>(2018.8)를 비롯 여러 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