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이 안 팔린다

 


 

 “시집 찾는 사람이 선생님밖에 없어요” 단골 서점 주인 말에 뒤통수가 가렵다 내가 주문한 시집은 한 권 더 들여놔 보지만 몇 달이고 등만 보이다 사라진다 서점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발길 붙드는 시집 코너, 한쪽 구석으로 밀려난 지 오래이다 신문에 매일 같이 시가 소개되고 인터넷에 수없이 시를 띄우는데 왜일까 국수 한 그릇 값이면 시집이 한 권인데 왜 눈을 돌리지 않을까 열세 권 시집을 낸 시골 시인의 34쇄는 전설이 되었다 시집을 팔리게 할 나의 궁리를 서점 주인이 누른다 “시보다 더 시 같은 산문, 시집보다 더 시집 같은 산문집은 많이 팔려요”

 

 

생각 좀 해 봐요

 

 음식 솜씨 없는 사람들의 단골 어록이 있다 건강한 사람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잘 먹지만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이와 반대라는 것, 맛이 있느니 없느니 투정부린다는 것이다 상투적인 비유가 식상하다 그럴까 정말 그럴까 같은 메뉴라도 어떤 식당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나 어떤 식당은 파리 날리지 않던가 예외도 있겠지만 여기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음식에 입맛을 맞추라 할 것이 아니라 입맛에 음식을 맞추어야 한다 손님을 무시하면 간판 내리는 날이 올 수 있다  

 

 경북 김천 출생. 1979년 『시문학』 통해 등단. 김천문학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김천지부장, 한국문인협회 경상북도지회장 등 역임. 한국문인협회 이사. 김천문화원과 백수문학관에서 시 창작 강의.  

 시집 『하늘 입』 『가둔 말』 『민들레 방점』 등 13권 상재. 시문학상, 경북도문화상, 경북예술상, 김천시문화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