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가로등

 

 

 

고개 떨구고 오래

 

아래만 쳐다보고 있다

 

강마른 얼굴은 시름에 잠겨 종일 거기 서있다

 

누구를 기다리는 가 눈을 감고

 

낮에는 꿈쩍 않다가 캄캄한 밤이 오자

 

오가는 발소리에 귀 쫑긋 세워 왕눈 치켜뜨고

 

먼 길까지 환히 밝히고 서있다

 

날 새는 줄 모르고

 

이따금 지나가는 연인들 등 기대고 속삭이는 말

 

조용히 엿듣고 있다

 

그러다 그들이 웃으면 따라 웃고

 

그들이 울면 따라 울고

 

날 새는 줄 모르는 바보가 거기 서있다

 

 

 

 

 

 

 

에어쇼(airshow)


 

  

열애 중

 

붉은 고추잠자리 한 쌍이

 

 

 

어마어마 넓은 쪽빛 바다를 끌고 오고 있다

 

 

 

한 몸이 되어 잡아당기는  

 

팽팽한 사랑이다

 

 

 최순섭_대전광역시출생. 1978년『시밭』동인으로 작품활동시작. 시집 『말똥,말똥』등이 있음. 현재 환경신문 에코데일리문화부장, 경기대,동국대,이화여대 평생교육원 출강, 한국가톨릭독서아카데미 상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