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랫말 연가 戀                          

                         

 

아지랑이를 함께 싣고 온 화차는

건널목을 가로질러 섰고.하굣길 아이들

그 밑을 기어 집으로 가던 길

골목을 빠져나온 신작로는 날마다 열리는

난장의 몸살을 안고 도림천을 넘어선다.

 

행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장을 본 먹거리 한구석엔 엊그제 입학한

아들의 뽀얀 실내화도 자리 잡았던 그 날

가난 묻은 엄마의 일수 장부엔 입금도장이

하루를 건너뛰었다.

 

종합병원 같던 의원 앞길에는

워낭소리 남기고 멀어져가는

우마차 가득 실은 쌀가마의 풍요만큼이나

실룩거리는 황소를 가엾어하던 그 길

 

모랫말 어르신 쉼터라는 간판이 달린

시장 입구로 운동을 마치고 모여든

*두메산골에는 초로 初老의 아이들이

추억으로 잔을 채운다.

 

                    모랫말 : 지금 도림시장 주변의 옛 지명

                            두메산골 : 도림시장입구의 감성만점의 식당

 

 

 

 

  

 

 

숲의 전설

 

              

 

기어코 잘려나간 흔적은

차라리 깨끗했다

꽤 아팠던 모양이다

흘렸던 눈물이 두께로 남아 있기에

 

그해 겨울은

몹시 추웠던 게였구나

음지를 바라보며 꼼짝없이

매서운 추위와 맞서던 그 겨울

그 서러움 제 몸에 새기며 기다렸던 봄날

 

제 땅에 뿌리내려

고목의 위엄을 스스로 얻기까지

키를 키우고 상처 난 허리춤에 진액을 뿜고

살을 찌워 가지를 넓혔던 그 많던 기억들

그것이 호적처럼 남겨져 있는 줄은 몰랐다

 

그렇게 울며 웃으며 아파하고 치유하며

숲을 이루어낸 생의 시간들

잘려나간 내 흔적을 보아달라 말하지 않겠다

다시 피울 수 없는 생명이라면 밑동의

고고한 멋스럼으로 이 숲의 옛이야기를 전해주리라



약력

본명: 권일영

문학광장 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인천광역시 서구예술인회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