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카 발전기    

 

 

 

형제가 칠 남매인 경식이네는

돼지가 새끼를 쳐야만

비료도 사고

기성회비도 낼 수 있었다

 

아버지는 남의 집 일 가시고

경식이와 할배는

발정 난 돼지 때문에  

옆집 수놈을 리어카에 싣고 와야만 했다

 

놈은 어찌나 힘이 센지

회초리로 후려쳐 보고

모가지를 잡아끌어 보아도

리어카에 태울 수는 없었다

 

겨우겨우 꼬리를 잡아당겨

리어카에 태우고

암컷을 만나게 했다

 

그 뒤로 옆집 돼지는

경식이네 리어카만 보면

올라타려고 안달을 냈다

 

 

 

 

  

생선장수 차돌이

 

 

한 달에 두어 번 그가 나타나면

마른땅도 놀라서 비늘을 세운다

 

짐자전거 거무튀튀한 나무상자에

꽁치며 고등어 갈치

바다를 끌고 나온 비린내가 헐레벌떡 숨이 가쁘다

 

바다와 뭍이 얼마나 먼 지

비린내가 쿰쿰하게 풀어졌다

그래도 그는 꽁치처럼 예리한 눈빛으로

바다를 송두리째 부려놓는다

 

오봉에 쪄 놓은 보리개떡 같은 얼굴로

동네 사람들 줄줄이 꿰어찬다

 

상고머리 그가 다녀간 날은

신문지에 바다를 두른 생선이

집집마다 짭조름하게 진동을 했다

 

여덟 살 내 어린 저녁도

차돌처럼 딴딴하게 배가 꺼지지 않았다

 

 

 

 

박순덕/경북 상주 출생. 시집 『붉은디기』로 등단. ‘느티나무시’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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