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뻐꾸기

 


 

섣달 뻐꾸기 아무런 도움 줄 수없어

저리 애닯게 우는가

차가운 아파트 담벼락에 의지한 채

늙은 노구, 조롱조롱 매달린 새끼들

미래의 꿈들 키워주겠노라고 다둑이고 있는

저 목련나무,

희망과 좌절 체념의 길들, 파도처럼 넘나들며

섣달 햇살따라 젖먹은 힘 다 짜내고 있는

저 꽃봉우리들,

수상한 시절 황사만 자욱히 밀려오는데

뻐꾹뻐꾹 섣달 뻐꾸기,

어찌할거나 어찌할거나, 카멜레온 같은 이 세상


상처

  

저 목련꽃들,

여름밤 불빛 찾아 모여들던 하루살이처럼

북쪽으로 북쪽으로 고개 꼬운 채,

저리도 간절할까

접지못한 사무친 그리움, 묻어둔

삭은 세월 망울망울 눈물 글썽일 때면

돌부리에 발끝 부딪치 듯

돋아나는 상처여


약력

1994년<대구문학> 1999년<불교문예>시 당선 등단

시집 [낫골 가는 길] [지금도 능소화는 피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