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겨울 갈맷길을 걷다가

바닷바람에 몸을 뒤척이면서도

애써 꽃눈 밀어 올리는

맑은 동백을 만나면

당신이 오래오래

나를 기다린 것으로 알겠습니다.

 

 

맑은 대구탕

 

모처럼 오붓하게 떠난 여행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근처에서

아내와 늦은 아침 식사를 위해

맑은 대구탕을 청하고 기다리는데

한바탕 단체 손님이 남기고 소란이

아직도 그릇을 달그락거리고 있는데

주름진 식당 주인 어르신 부부

가만가만 걸으며 나긋나긋 웃으며

대구탕 냄비 가득

선하고 맑은 마음을 담아주셨다

 

마음에 나도 한껏 맑아져

탕이 짜다는 말은 끝내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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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 부여 출생, 1998 실천문학 신인상 당선

 - 시집 『상처의 집』, 『절반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