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남저수지, 가야(伽倻)인의 겨울


 

 

 

저수지 주변에서 가야인들 오리와 새를 잡고

저수지 안에서는 얼음을 깨 물고기를 잡았다

눈이 많이 내렸지만 옷을 두껍게 입은 사내들이

마을과 가족 위해 눈 속을 헤치고 들판을 누볐다

많은 철새들은 추위를 피해 저수지에 왔지만

가야인들의 풍성한 음식 재료가 되었다

 

가야인들은 겨우내 토기며 베를 짜 옷을 만들고

한해의 농사와 가축을 기를 준비를 했다

야철지에서는 쇠를 만드느라 매우 바빴으며

하인들은 상전이 몸에 장식할 구슬을 만들었다

 

마을의 한 노인이 명을 다하고 죽어 사람들은

널무덤에 시체를 넣어 땅속에 묻었다

무덤에 수저와 토기며 붓을 넣어 망자가 죽어서도

저승에서 살아갈 수 있게 했다

 

죽은 가야 사람들은 이천년후에 모두 환생하여

주남저수지 방죽을 걸으며 철새들 보고 사진 찍었다

근처 마을 사람들 여전히 농사를 하거나 가축 기르고

공장에서 옷을 만들거나 돌을 녹여 쇠를 만들었다

 

 

  

 

 

 

 

 

 

어느 노신부의 성경봉독

-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희생자 추모예배에서

 

 

 

 

 

 전지전능하신 하나님도 잘 아시지만 우리나라에는 일제에서 해방 후 정부에 의해 억울하게 죽은 이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한국동란 전후로 좌익세력이나 보도연맹원, 통비분자란 이유로 수백만명이 산골짜기와 바다에서 무참히 죽임을 당했습니다 오늘은 억울하게 죽은 그들을 위해 하나님께 추모 예배를 드립니다 하나님도 잘 아시지만 사람은 누구나 생각과 표현할 자유가 있으나 정부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몇몇 사람들의 공산주의 활동을 빌미로 많은 민간인을 재판도 없이 살해했지요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유족들은 연좌제에 걸려 나랏일을 하는 직업을 가질 수 없었고 죽은 사람들의 억울함을 나라와 타인에게 말할 수도 없는 고통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억울하게 죽어 하늘나라에 간 그들을 부디 잘 보살펴 주시고 편안이 살 수 도와주소서 또한 그들에게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할 자유를 주옵소서 민간인들을 무참히 살해한 자들은 멀리 하시어 그들이 하늘나라에서나마 참회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죽은 사람들의 유족들에겐 이제라도 맘 놓고 죽은 자들을 추모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소서

  하나님도 잘 아시지만 우리나라에는 지금도 생각과 표현의 자유를 싫어해 당시 정부편을 들고 유족들의 추모와 보상을 방해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부디 그들에게도 진정 참회하고 올바로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그리하여 이땅에 참된 평화와 평등이 가득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약력 : 충남 서천 출생, 2001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내 몸

        속의 지구』『세온도를 그리다』『번함공원에서 점을 보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