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심어 보는 봄날

 

 

눈부신 햇살 지천으로 찔러대는 봄날

솜사탕처럼 뭉개뭉개 피어 오르고 있는 저 붉은

철쭉들 속에 도둑처럼 슬쩍 숨어들어 나를 심어놓으면 나도

저렇게 피끓는 청춘으로 피어날 수 있을까 붉게붉게

그리움 토해내고 있는 저 속에 나를 심어보는

화창한 봄날



포기란 말

 

 

포기란 배추를 헤아릴 때만 쓰는 언어인 줄 알았다는,

먼저 출가한 선배 스님이 벽에 써놓은 포기란 구절을

마음에 새기며 수행을 하셨다는, 청암사 외국인 스님의

좌충우돌 신행담에 미소를 지운다

 

사람들은 자기의 교육과 생각만큼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관용하며 발 아래만 내려다 보며 걸어간다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우주의 이치를 잊어버린 채

그저 흘러가고, 흘러가고 있을 뿐이다


경북 칠곡군 약목 출생

1994년[대구문학]과 1999년[불교문예]신인상 시 당선

대구문인협회, 대구시인협회, 대구여성문인협회, 불교문인협회 회원

'솔뫼'동인,  반짇고리문학회 회장 역임

시집 [낫골 가는 길][지금도 능소화는 피고 있을까]

sgj191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