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불렀어

 

 

 

하얀 꽃이 피고 지고 피고 지는

꽃밭이었지

처음엔 콧노래로 시작했어

중간쯤에서 콧날이 시큰거렸지

 

대목에선 같이 불러야 하는 거야

어깨에 손을 얹는 바람  

그림자는  

울음을 자꾸 덮어주었지

하염없이 밀려와서

하염없이 밀려가는 노래였어  

 

여럿이 부른 노래였지만

혼자만의 노래였어  

하얀색의 노래

목소리로 부르다가

꽃이 피는 것을 지켜보았지

 

꽃이 피는 것은 그리 아픈지

꽃이 지는 것은 그리도 아픈지

 

부르던 노랫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점점 작아졌어

아무도 모르게 노래 부른다는 것이  

그리도 아픈지

마침내 울음으로 변하는 노래였어

 

그대가 이마를 깊게 짚었다가

슬며시 손을 떼는 노래였어



 

내일

 

 

 

지병이 도져서

당신에게 없는 날을

내일이라 부르겠습니다

 

허공에 주소를 두고

마음에 기울기를 만든 당신

 

각이 사라지는 지점을,

번개로 살았으나 돌아오지 않는 당신을,

내일이라 부르겠습니다

 

여전히 것인 채로

모든 일어나지 않은 것들의 묘지,

 

낡고 오래되었으나 사라지 않는

욕망과 위기와 결여와 불행의 도피처

당신이라 부르겠습니다



<약력>


 강미정

 

경남 김해 출생

1994『시문학 』에 ‘어머님의 품’외 4편으로 우수작품상 등단

<빈터>동인, ()한국작가회의 회원.

 

시집 『그 사이에 대해 생각할 때』『상처가 스민다는 』『타오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