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가가 뭐길래?

 

삼국유사 가락국기에는 가락국 건국신화가 실려 있다. 가락국을 다스리던 아홉 명의 부족장들이 나라에 임금이 없음을 근심하다가 구지봉에 올라 하늘에 빌면서 노래를 불렀다. 何 首其現也 若不現也 燔灼而喫也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만일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 그러자 하늘에서 붉은 끈이 내려오고 그 끝에 보자기에 싸인 여섯 개의 알이 있었다, 알 가운데 하나에서 태어난 이가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이다.  

 

  이 노래 구지가(龜旨歌)에서 거북의 머리는 우두머리를 뜻한다. 아홉 족장들이 우두머리를 내려달라고 하늘에 기원하니 하늘이 우두머리 곧, 왕을 내려 보냈다는 이야기다. 구지가는 가락국의 건국설화와 같이 전해지는 고대가요로 분류된다. 문자가 없던 시대의 노래이기에 공무도하가, 황조가와 함께 우리 국문학에서는 매우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문학교과서에서 반드시 다루고 있다. 대개의 시가 그러하듯이 시는 그 해석이 다양한 것이 숙명이다. 비유와 상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구지가에서 거북의 머리는 ‘우두머리’ 즉, 왕을 상징하기도 하고 다산의 상징, 생명의 상징, 남근의 상징 등으로 여러 학자에 의해 해석되고 있다.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더 풍성한 의미가 제시되기도 할 것이다. 그것이 시가 가지는 특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구지가를 가르치던 국어 교사가 거북의 머리는 남근상징이라는 설을 소개하자 학생들은 성희롱이라 하고 학교는 교사를 수업에서 배제했다고 한다. 그 교사는 자살을 생각했다고 SNS에 글을 쓰기도 했다.

 

  구지가의 본질은 사라지고 성희롱이라는 것만 불거져 매스컴을 장식하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모며 우리사회의 우려스러운 특성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학생들이 성희롱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지금 우리사회는 성희롱이 가장 뜨거운 이슈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수한 것을 많이 가진 나라다. 그와 동시에 부정적인 것도 세계적인 것이 한둘이 아니다. 세계 여러 나라를 다녀 보았다. 담배 피는 사람을 가장 멸시하는 나라 1위가 대한민국이다. 미투 운동도 세계 1위다.

 

  지하철에서 노출이 심한 여성이 타면 시선 두기가 거북하다. 미투에 걸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통음식 보신탕도 사라질 위기다. 개를 식용으로 여기던 우리문화는 개를 부모보다 더 위하는 문화로 바뀌었다. 이렇게 문화가 극에서 극으로 바뀐 나라는 세계에 유래가 없을 것이다. 필자는 이것을 우리문화의 극단주의라고 여긴다. 아들선호사상 1위 국가에서 딸 선호로 돌아선 것도 극단적인 변화다. 극단주의는 문화의 뿌리를 흔들 수 있는 위험이 동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