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웹진]문학마실~...99호...
   2018년 09월

  1. 내일을 여는 창
  2. 소설
  3. 수필
  4. 권서각의 변방서사
  5. 이달의 작가
  6. 동인지를 엿보다
  7. 작품집에 스며들다
  8. 시와 거닐다
  9. 사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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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여는 창

무엇을 먹거나 먹지 않거나 동물보호단체에서 개고기 식용을 금지해 달라고 시위하는 장면이 보도되는 것을 보았다. 어떤 단체에서는 닭을 먹는 것도 동물학대라고 시위를 한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게도 살아있는 것을 찜통에 바로 넣으면 안 된다고 한다. 전기 충격기로 기절시켜서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학대를 하지 말라고 해서 그리한단다. 그렇게 하면 게가 고맙다고 여길까? 이 이야기를 들으며 꼼수라는 단어가 떠올라서 실소를 금할 수 ...
내 거처는 나의 말이고, 대기는 나의 무덤이다 (옥타비오 파스)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황지우 초경(初經)을 막 시작한 딸아이, 이젠 내가 껴안아줄 수도 없고 생이 끔찍해졌다 딸의 일기를 이젠 훔쳐볼 수도 없게 되었다 눈빛만 형형한 아프리카 기민들 사진; “사랑의 빵을 나눕시다”라는 포스터 밑에 전가족란의 성금란을 표시해놓은 아이의 방을 나와 나는 바깥을 거닌다, 바깥; 누군가 늘 나를 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을 피해 다니...

사랑이란 샌들을 신고 엄지발가락을 꼼지락거리는 것 그리하여 무꽁댕이 같은 발가락부터 노닥노닥 세상을 죄다 바람 들게 하는 것 감나무님 말...
과학할까요 그대 입술이 내 입술을 더듬으면 마치 초콜릿을 녹이듯 혀의 감각이 살아나요 대뇌피질에서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앤드로핀이 분비 ...
아버지의 흔적 무적함대였던 등판과 막강했던 어깨가 아버지였다 힘없는 두 다리 사이, 습하고 냄새나는 아버지의 부자지를 주물럭거려가며 내가...
폭설暴雪 전前에 바람이 일고 한 잎, 낙엽이 진다 두 잎, 진다, 그리고 또 한 잎… 그 위에 어른하는 눈발 지나온 길 점점 묻혀가면서 보...
꽃의 무게 서른 살도 더 먹은 우리 집 목련나무 꽃샘바람도 저 혼자 받아내나 싶더니 금세 허공이다 개화와 낙화, 찰나의 무게를 담장아래...
노을 속으로 저 연꽃밭! 우리에게 누락된 장(章장)을 세기의 장인들이 놓쳤을 리가 없다 대성당이 내게 열어 보여준 그 충만한 색깔과 쏟아져...
오메가 야훼시여, 아브라함께서 이복누이를 아내로 맞은 것[창세20:12]은 거룩한 오류입니까. 내밀한 법칙입니까. 근친과 본향의 경계는 석양 물...
둘이 모여 하나 하얀 눈사람 동글 둥글 둘이 모여 하나가 된 눈사람 겉과 속이 모두 하얀 항상 변함없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어우러져 사는...
아버지의 등뼈 아버지 등뼈는 바퀴를 닮았다. 구르는 언덕이 가 파른 만큼 숨도 가쁘다. 한숨 돌리려할 때마다 등 떠미는 것들 모퉁이를 돌때...
오사쯔 많이 사주 세요 해태제과 식이섬유가 함유된 고구마스낵입니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질소보다 과자가 빵빵하게 들어 있어 둘이 먹어도 셋...
나의 푸른 꿈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어느 동물보다 가족과 집단생활을 하면서 화장실을 구분한다. 새끼들을 분만할 때는 보금자리를 찾아...

소설

오래 된 크리스마스 고만고만한 단층집 사이로 성당 첨탑이 보였다. 삼각형 모양으로 생긴 성당 첨탑은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있어 읍내 어디서든 보였다. 열시가 되어 성당 첨탑 속에 걸린 종이 뎅그렁 뎅그렁 울리자 성탄미사에 가는 사람들이 종종걸음을 쳤다. 은석은 종종걸음...

수필

가시 가을의 끝자락에 다시 나선 길이었습니다. 나이아가라 강물이 흐르는 기슭을 따라 걷다가 한여름 녹음에 가려서 보지 못했던 가시가 무성한 나무를 만났습니다. 나무의 팔뚝에 매달려 깃발처럼 나부끼는 노란 단풍잎 사이로 흉물스러운 가시가 드러났습니다. 나무의 두루뭉술한 허리...
나의 그림은 아직도 적당하게 낀 안개가 편안한 아침이다. 가시거리가 길지 않아 제한속도보다 천천히 가야 한다. 운전대를 잡고 가는 길이 여유롭다. 북쪽으로 올라가는데 부분적으로 정전되었는지 몇 군데 신호등이 점멸되어 있다. 사거리에 길게 줄을 지어 너도 한 번, 나도 한 번...

권서각의 변방서사

해봉선사 행장기 문학청년 시절에 이웃 고을에 ‘글밭’이라는 문학 동인이 있음을 풍문으로 들었다. 그 고을에 있는 변방교육대학에 입학하면서 그 말로만 듣던 글밭 동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나는 학생이었지만 학교 친구들보다는 학교 밖 문학청년들을 자주 만나는 편이었다. 그 때 글밭은 잠시 해체되어 변방문인협회와 통합된 상태였다. 그 문학 선배 가운데 한 사람이 해봉 형이었다. 해봉은 이미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산골 초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 나는 변방문인협회가 주관하는 백일장에서 장원을 한 적이 있는데 일반부 장원은 문인협회 회원으...
장발 수호기 아이 때는 아버지나 삼촌이 내 머리를 깎아주셨다. 머리카락이 밤송이처럼 자라면 쇠죽 솥 앞에 앉히고 바리깡이라 불리는 기계를 머리에 대고 박박 머리카락을 밀었다. 기계가 신통치 않아 머리 올이 끼여서 따가워도 참아야 했다. 머리 스타일은 스님과 같았다. 간혹 부잣집 아이나 장터에 사는 아이는 뒷부분만 자르고 앞머리는 남기는 밑도리라는 걸 하기도 했다. 요즘 말로는 스포츠형 머리다. 밑도리 한 아이들이 부럽기는 했지만 감히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우리 집도 그렇게 없이 살지는 않았지만 온 동네 아이들이 모두 스님 머리인데 ...

이 달의 작가

향기 사람이 꼭 똑똑해야 하는 건 아니다 우리가 모르는 게 얼마나 많으냐 셈은 느려도 헤아릴 줄 알고 걸음이 느려도 가면 되지 사람이 꼭 말을 잘해야 하는 건 아니다 우리가 말 다 못하는 게 얼마나 많으냐 이 말은 아끼고 저 말은 버릴 줄 알면 되지 사람이 꼭 잘나야 하...
문학관 사람은 누구나 말과 행동으로 자신을 다 표현할 수 없다. 시는 그 표현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언어로 표현해 내는 것이다. 나의 사상과 내 삶의 이야기와 내가 살아가는 시대의 현실에 대하여 이야기 하며 또한 미래의 희망에 대하여 이야기 하여야 한다. 그것이 곧 ...

작품집에 스며들다

다시, 율포 그해 여름 율포만은 시대만큼의 습기를 머금고 지는 해의 그림자를 붙들었다 파도가 실종된 수면 위로 몇 개의 파라솔이 부표처럼 떠다니며 새파란 하늘을 가렸다 해수사우나 냉탕에서 몸을 담근 나는 보트를 타고 나간 딸아이들의 흔적을 TV처럼 지켜보았다 수평선은 빨랫...
▶시인의 말 세상은 각기 다른 생의 지층으로 다져져 오롯이 존재한다. 부박(浮薄)하면서도 고단한 곳에 켜켜이 쌓여간 생의 모습 속에 시는 늘 자리해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그래서일까? 이번 시집엔 ‘생’이란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더 낮은 자리에서 시를 통해 본 우리 ...

신간안내

2010년 <불교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안민 시인의 첫 번째 시집 <게헨나>가 출간되었다. “해일처럼 밀려오는 상상력의 파고를 보면 황홀함이 느껴지고, 언어의 숲을 뚫고 나가는 저돌적인 돌파력을 보면 아찔한 느낌”이라는 황치복 평론가의 해설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시는 서로 어울릴 수 없는 개념들의 어울리고, 정반대의 사건들이 충돌하며, 낯선 장소들과 사물들이 포개지는 독특한 시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 공간은 파국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우주가 탄생하는 ...
권숙월 시인의 열세 번째 시집 『민들레 방점』은 자연과 우주의 섭리를 스스로 실천하는 합일과 화해의 시정신을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 보여준 산문시 형식은 그가 이 세계를 더욱 핍진하게 사유하는 양식으로 성공하였다. 시인의 눈길이 비 젖은 벚꽃잎이 그린 “비의 발자국”(「봄비 발자국」)을 지나서 “가슴 촉촉이 적셔주던 달”(「낮달」)의 빛을 받으며 은행나무가 간행한 책 속에 깃든 “빛나는 문장”(「빛나는 문장」)에 이르...
고창근 서사시집 『사랑하다 죽은 여인 어우동』 ◕ 서지정보 국판변형: 148*220 발행일:2018년 8월 25일 쪽수:283 글쓴이 고창근 펴낸 곳: 문학마실 ISBN: 979-11-89480-00-4 (03810) 가격: 15,000원 ◕ 책소개 어우동에 대한 재해석을 하다! 남성중심의 엄격한 유교사회의 법도를 거부하고 주체적인 삶과 성을 향유하다 여성의 욕망은 죄라, 음행으로 몰려 사형당한 어우동! 역사서를 보면 어우동에게 불리한 내용이 많다. 남성이자 권력자들이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
목숨가진 모든 것을 격려하는 마음으로 수많은 서정시를 쏟아낸 강규 시인이 인제 설악산자락에서 적어내려간 글들을 묶어 시집으로 냈다.‘내설악 소백산 홍콩’은 시인이 인제에 머물며 보고 느낀 만물을 소재삼아 가녀리고 섬세한 시선으로 표현했다. 몇 장의 사진을 함께 실어 그가 바라본 세상을 독자도 공유하게 했다. 강규 시인은 2003년 산문집 ‘평창이야기’로 등단, 한국작가회의 시분과, 시에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고 지금은 인제에서 내린문학회 회원으로 활동중...
삶의 향기가 가득한 박은주 시 모음 향기 /박은주 사람이 꼭 똑똑해야 하는 건 아니다 우리가 모르는 게 얼마나 많으냐 셈은 느려도 헤아릴 줄 알고 걸음이 느려도 가면 되지 사람이 꼭 말을 잘해야 하는 건 아니다 우리가 말 다 못하는 게 얼마나 많으냐 이 말은 아끼고 저 말은 버릴 줄 알면 되지 사람이 꼭 잘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울려 가는 길에 길이 있듯 서로 통하면 되지 웃을 때 웃고 울어야 할 때 울 줄 알면 되지 때로는 변덕과 상처로 폐 ...

시와 거닐다

메뚜기 강 유재복 그거 아세요? 가을이 깊어질수록 밤안개 자주 피어오르는 거, 추수 끝난 들판에 저녁이 오고 노을이 땅에 스며드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밭고랑의 풀숲이나 벼 포기 밑동마다 안개가 피어오르는 거 그게 다 그동안 함께 있던 메뚜기들 하늘로 올라가는...
후쿠시마에서 산다는 것 요시다 마리카 후쿠시마에서 산다는 것 내가, 후쿠시마에서 산다는 것 나에게, 후쿠시마에서 산다는 것은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고 심호흡하는 습관이 없어진 것 빨래를 밖에 말릴 수 없다는 것 텃밭에서 수확한 야채를 ...

야단법석

= 전환기의 봄날 = 올봄엔~ 아주 싱그러운 그림을 그려 놓을 거야. 오는 봄엔~ 엄청 청정한 그림을 그려 놓을 거라고. 그런 그림을 그려놓고선 그 그림대로 살아 갈 거다. 올봄을 삶의 대전환기로 만들어 버릴 거라고! 아~ 그 그림! 생각만 하고 있는데도 마음이 울렁울렁 가슴이 ...
아~ 시절이 시대가 많이도 변해 벼렸구나 그 지난 옛날에는 정이 철철 넘어 흘렀고 서로서로가 도우면사서 가난을 념겼었는데... 이제는 지금은 맹탕이야 멍청맹탕이로구나! 다 망쳐 놓은 이 지구세상을 우리들이 있어야 할 우리들이 맞대야 할 이 지구터전을 어렇게 어떠하게 꾸밀거야...

사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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