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웹진]문학마실~...117호...
   2020년 03월

  1. 내일을 여는 창
  2. 소설
  3. 수필
  4. 권서각의 변방서사
  5. 이달의 작가
  6. 동인지를 엿보다
  7. 작품집에 스며들다
  8. 시와 거닐다
  9. 사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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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여는 창

낭만 보존의 법칙 오랜만에 티브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다. 메르스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낭만닥터 김사부2’라는 드라마다. 주인공 김사부는 거대재단에서 설립한 병원의 시골 분원인 ‘돌담병원’의 외과과장이다. 그는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의사지만 유난히 외상 환자가 많은 시골병원에서 사람을 살리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의사로서의 본분에 충실하다. 그의 돌담병원 생활은 순탄하지 않다. 재단이사장은 수입이 되지 않는 돌담병원을 폐원하고 VIP...
인간은 각자 하나의 세계다 파랑새 한하운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어 푸른 하늘 푸른 들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울음 울어 예으리.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 군대에 가는 게 싫어 정신질환 진단을 받기를 바란다는 한 청년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그는 내성적인 성격의 미술학도라고 한다. 정신질환자가 되었다가 나중에 취직하기 힘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말에 그는 평생 혼자서 미술작업을 할 것이라고 대답했단다. 그는 평소에 ‘남자’라는 게 얼마...

여기 서서 바라보면 여기 서서 바라보면 길 건너 산 한 뼘 밭 비알에서 연이 할머니 할아버지 앞서며 뒤서며 일하는 것 다 보인다 눈, 코, 입, 귀 하나도 안 보이고 누구라고 안 해도 다 안다 그런데, 하늘에 계신 하느님, 내가 매일매일 무얼 하고 있는지 왜 모르겠는가 슬픔의 서식 -부론 居頓寺址에서 이제 새벽닭은 훼를 치지 않는다 부엉이도 슬픔의 울음을 멈추고 떠났다 부론 거돈사 폐사지 한 쪽에 아직도 팔각기둥에 지신(地神)들로 치장한 원공 국사의 탑...
여수에 갔었다 오래 전 애양병원 진료 받으러 여수에 갔을 때 무서웠다 전라도, 여수 어디서 왔느냐는 택시기사의 물음에 경상도 어디라는 대답을 머뭇거렸다 바다도 시퍼런 파도를 거칠게 올렸다 얼마 전 여수에 갔을 때는 거기 붙어살고 싶었다 여수 밤바다 여수 낮바다에 마구 지폐를 날리며 환상을 즐기고 싶었지만 그런 깜냥이 되지 못하고 가끔씩 가녀린 파도 한 줄기 뛰어들 수 있는 산자락 낮은 집 마당에 노란 플라스틱 의자 하나 바다로 향해 놓고 오지 않...
바람의 눈으로 그대의 눈으로 보리라 떠돌이의 떠돌이 아들은 연인들 이민족(異民族) 반인반수 미치광이들의 노래가 대양과 사막을 건너 울려온다 신이 흡족해하는 노래가 아니라 인간들이 열광하는 노래를 불러라 끝내 읽을 수 없는 바람의 표식들 무지한 나의 생을 어루만져주며 진정 나는 모든 것에게 마음을 빼앗겼으니 한순간에 냉랭해진 여인에게서 더욱 벗어날 수 없었듯이 저토록 맹랑하고 무자비하며 사랑스럽게 어느 재주꾼 놈이 순결하고 높은 한 여인의 손목을 잡...
홀로그램 마우스가 뒤집혀서 눌러두었던 붉은 마음을 들킨다 흰 것의 속이 저렇게 붉다니 어제는 냄새의 도시에서 보았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청춘들이 붙안고 얼굴을 포개고 있는 것을 손잡이를 꼭 잡고 내려가는 나의 얼굴을 청춘들은 눈을 감고 눈을 감은 것은 얼굴이 없었다 시장통 어느 화장품집 앞을 지날 때 네 향기가 났다 뒤를 돌아보았다고 문득 사람들 모두 사라지고 낯익은 골목 앞에 서 있었다 나비의 날갯짓처럼 팔랑거리는 향내에 기대 우두커니...
농담 젊을 때 술독을 떠 메고 다니던 남자 서울우유와 같이 들어오고 조선일보와 함께 들어오기도 했지만 그리 밉지는 않았다 딱, 한 번 뒷동 801호를 찾아들어 소란스런 새벽을 창으로 내려다본 일 외엔 주정을 한다든지 자신의 일을 소흘히 한 적 없었기에 산등성이 넘고 넘어 새벽잠이 없어진 지금 4시 반이면 눈이 떠지네 그날도 골군 짠지 무를 써는데 무딘 칼이 TV 살림 9단에서 배운대로 국사발을 엎어놓고 빠르게 벼리고 있었다 슥삭슥 삭슥삭 기지개를 켜...

이 달의 작가

1 신전(神殿) 나의 몸은 신전이다 나는 성소(聖所)를 지키는 종지기 그 성전에 우주로 통하는 길이 있고, 우주가 있다 해가 뜨고 달이 지는 하늘이 있고 해와 달이 비켜가고 구름이 지나는 하늘이 있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들판이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그 들판을 지나...
나의 문학관 나의 시인 헌장(憲章) 시인은 곡비(哭婢)다! 곡비여야 한다! 하여, 나는 한 시대를 함께 건너는 사람들의 충실한 곡비가 되고, 나의 시들은 새로 태어날 시들의 효시(嚆矢)가 되고자 한다! 가끔 부자는 돈이 많아서 유명하다. 나는 유명하지 않다. 그러나 나는 유명하다. 나...

작품집에 스며들다

영화관 앞 흔들의자 나비들은 영화관 안으로 들어가 날아다니다가 끝내 화면 속으로 들어갔다 아이얀몰 영화관 앞 흔들의자는 노인들 차지다 노인들은 의자에 앉아 젊은 시절을 회고하거나 손자들 자랑으로 영화 관람을 대신했다 항상 불편한 거동과 언제 올지 모르는 죽음의 순간을 흔...
시인의 말 밥벌이 때문에 칠년동안 머무는 필리핀에서 내 피부는 검어지고 체질도 많이 바뀌었다 고국에서 오십년을 지내면서 만들어진 몸의 체질은 점차 열대지방화 되었다 식사는 한국 식단으로 했으나 간식과 과일은 열대지방의 것으로 먹고 마셨다 고국과 필리핀 사람들의 생활은 너...

신간안내

문창길 약력: 1958년 전북 김제 출생. 1984년 <두레시동인>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철길이 희망하는 것은> <북국독립서신>. 현 계간 ,창작21> 주간. 한국작가회의 회원. 창작21작가회 대표. 민족작가연합 공동대표. ┃책머릿글┃ 첫 시집 이후 18년만에 두 번째 시집을 낸다. 남다른 감회를 갖는다. 또한 올해로 3·1혁명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이번 시집을 선보이기 위해 나름대로 분투적 노력을 다했다. 내 시가 있게 한 몇몇 뜨거운 사랑들이 ...
책소개 1989년 무크지 〈지평〉으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동길산 시인의 신작 시집 『꽃이 지면 꽃만 슬프랴』가 출간되었다. 자연 속에서 자유자재로 깨달음과 허무를 마주하는 시인은, 어쩌면 자신의 풍경 속에서 오랫동안 삶에 대해 속삭여온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번 시집에서는 ‘비어감’에 대한 시선을 드러내고 ‘애잔함’과 동시에 찾아드는 ‘평온함’까지로 나아간다. 해설을 쓴 백인덕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자아의 모습에서 시인은...
책소개 “슬픔과 아픔으로 엮은 시의 집” b판시선 27번째로 최기종 시인의 ≪슬픔아 놀자≫를 펴낸다. 1992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시대의 아픔을 겪어내면서 모은 여섯 번째 시집이다. 기쁨이 아닌 슬픔은 그동안 극복하거나 잊어야 하는 대상으로서 회피되어 왔는데, 시인은 표제시인 [슬픔아 놀자]에서부터 도리어 슬픔에게 다음과 같이 말을 걸고 있다. “손잡고 놀자” “얼싸안고 놀자” “동무하며 놀자” “신랑각시되어 놀자”라고. [세상의 아픈 것들이] [내...
2010년 <불교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안민 시인의 첫 번째 시집 <게헨나>가 출간되었다. “해일처럼 밀려오는 상상력의 파고를 보면 황홀함이 느껴지고, 언어의 숲을 뚫고 나가는 저돌적인 돌파력을 보면 아찔한 느낌”이라는 황치복 평론가의 해설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시는 서로 어울릴 수 없는 개념들의 어울리고, 정반대의 사건들이 충돌하며, 낯선 장소들과 사물들이 포개지는 독특한 시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 공간은 파국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우주가 탄생하는 ...
권숙월 시인의 열세 번째 시집 『민들레 방점』은 자연과 우주의 섭리를 스스로 실천하는 합일과 화해의 시정신을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 보여준 산문시 형식은 그가 이 세계를 더욱 핍진하게 사유하는 양식으로 성공하였다. 시인의 눈길이 비 젖은 벚꽃잎이 그린 “비의 발자국”(「봄비 발자국」)을 지나서 “가슴 촉촉이 적셔주던 달”(「낮달」)의 빛을 받으며 은행나무가 간행한 책 속에 깃든 “빛나는 문장”(「빛나는 문장」)에 이르...

시와 거닐다

쥐들의 세계 김승희 선(線) 하나를 잘못 그어 독을 만들었다 독 안에 든 쥐들이 독 안에 바글바글하다 독 안의 쥐는 독 안의 쥐들밖에 모른다 독 안에 든 쥐는 독 안에 든 쥐에 잠식당한다 독 안의 쥐는 독서를 모른다 독 안의 쥐는 국정 교과서만 배우면 된다 독 안에 든 ...
단퀴에스 이르사 데일리워드(김선형 옮김) 오늘은 남은 날들의 첫날이다. 물론 또다른 첫날들이 오겠지만 꼭 이런 날은 다시 오지 않으리라. * 단퀴에스(dankyes) : 마침내(나이지리아 무그하불어) *** 하니 오늘은 힘껏 쉽시다. 힘껏 쉼을 힘껏 즐깁시다. 잘 쉼과 잘 즐김은 한 몸입니...

야단법석

= 전환기의 봄날 = 올봄엔~ 아주 싱그러운 그림을 그려 놓을 거야. 오는 봄엔~ 엄청 청정한 그림을 그려 놓을 거라고. 그런 그림을 그려놓고선 그 그림대로 살아 갈 거다. 올봄을 삶의 대전환기로 만들어 버릴 거라고! 아~ 그 그림! 생각만 하고 있는데도 마음이 울렁울렁 가슴이 ...
아~ 시절이 시대가 많이도 변해 벼렸구나 그 지난 옛날에는 정이 철철 넘어 흘렀고 서로서로가 도우면사서 가난을 념겼었는데... 이제는 지금은 맹탕이야 멍청맹탕이로구나! 다 망쳐 놓은 이 지구세상을 우리들이 있어야 할 우리들이 맞대야 할 이 지구터전을 어렇게 어떠하게 꾸밀거야...

사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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